10일 고려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주현우씨의 “안녕들 하십니까” 손글씨 대자보에 대학 교수들도 “안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김성천(55), 김연명(52), 정슬기(45) 교수는 17일 오후 9시쯤 흑석동 중앙대 서울캠퍼스 사회복지학과 게시판에 “우리 제자들이 안녕하지 못해 우리도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손글씨 대자보를 붙였다. 이 글 아래에는 파란색 매직으로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천 김연명 정슬기’라고 실명이 적혔다.
정 교수는 “성적에 민감한 학생들이 시험 기간 중에도 실명을 걸고 용감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 격려하고 지지하려는 마음에서 다른 교수님들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학과 특성상 평소 학생들에게 약자의 차원에서 생각하고 인권 차원에서 연대가 중요한 가치라고 얘기해왔는데 학생들이 그런 내용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것에서 대견한 마음에 두 분 교수님도 공감해 대자보를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연명 교수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은 정권에 대한 찬반을 떠나 우리 사회가 정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평범한 사람들의 문제 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이 불투명한 미래와 그로 인해 힘겨운 현실에 대한 자신들의 어려움을 ‘안녕하지 못하다’고 털어 놓는 것에 대해 교수들도 격려하고 지지하는 입장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처음 화두를 던진 주현우씨의 방식과 똑같이 손글씨로 쓰기로 했다. 짧은 한 문장만 쓴 것에 대해 정 교수는 “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로 제시하는 것을 반복해서 쓰기보다는 학생들의 생각을 통감하고 격려와 지지의 뜻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학과 SNS 게시판에 올려진 대자보 사진은 18일 현재 1만1,00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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