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객 연 2억명 시대가 열렸다.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으로 집계한 결과 18일 오전 누적 관객수는 2억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인구가 5,022만명이니 국민 1인당 영화 4편을 본 셈이다. 영화 관객수는 2004년 6,925만명에서 2005년에 1억명을 넘어서더니 올해 2억명마저 넘어섰다.
매출액은 무려 1조 4,547억원. 과 등이 잇따라 개봉하기에 매출은 1조 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히트작에만 관객이 몰리고 저예산 영화는 외면돼 영화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해졌다.
올해 영화 흥행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영화의 약진이 눈에 띈다. 1위 (1,281만 776명)부터 9위 감시자들(550만 6,770명)까지 한국영화 8편이 관객을 500만명 이상 끌어모아 10위 안에 포진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900만 1,309명)은 (934만 1,572명)와 (913만 3,937명)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한국영화를 본 영화팬은 총 관객수 가운데 59.1%를 차지했다.
CGV가 한국영화 ‘흥행 톱 10’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4세 연령대 관객은 전체 관객 가운데 52.4%였다.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초반(30~34세)이 각각 18.1%를 차지했고, 20대 초반(20~24세)은 16.2%였다. 40대 관객도 부쩍 늘었다. 영화 예매율을 살펴보면 40대가 지난해부터 20대를 앞질렀다. 예매율에서 40대 이상이 차지한 비율은 무려 42%였다. 40대 관객이 10대 자녀와 함께 극장에 나들이한 셈이다. 영화계에선 경제 상황이 나뻐지면서 영화 관객수가 늘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관객 2억명 시대를 연 한국 영화계는 양극화에 몸살을 앓았다. 흥행 10위권에든 한국영화 8편은 전체 매출액 가운데 33.5%를 차지했고, 흥행 순위 1~20위 매출 비중은 56%까지 치솟는다. 전체 개봉작 835편 가운데 2.4%에 불과한 소수가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영화 시나리오를 쓴 김기덕 감독은 10월 31일에 상영관을 찾지 못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내고서라도 극장을 구해야 할 상황이라며 하소연했다. 이런 까닭에 김 감독은 "불법 다운로드를 해서라도 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는 10일부터 31일까지 인터넷 포털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익명의 보수 단체가 9월 협박하자 상영관인 메가박스가 상영을 포기했다.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과 연출자인 백승우 감독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수사당국 및 행정당국이 침묵을 지킨다"고 비판하면서 "무료 다운로드 기간 동안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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