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각종 송년회로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과음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두통이나 구토, 속쓰림 등의 증상이 찾아온다. 보통 자신만의 노하우로 숙취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장 음식으로 얼큰한 라면이나 진한 아메리카노를 선택했다간 오히려 숙취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이동환 원장은 “숙취를 빨리 없애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숙취의 주범 ‘아세트알데히드, 수분ㆍ전해질 부족’
과음 후에 찾아오는 숙취를 적절히 해소해주지 않으면 몸 속에서의 알코올 배출이 늦어져 건강에 해롭다. 숙취는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몸 속에 쌓이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이를 빨리 배출시키지 않으면 피로감이나 두통, 메스꺼움, 속쓰림 등의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 또한 매일 반복되는 음주로 이러한 물질이 더 많이 쌓이게 되면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 같은 간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세트알데히드 외에 몸 속에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한 것도 숙취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알코올이 몸 속에 들어오면 많은 양의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를 보충해주지 않으면 다음날까지 탈수 현상이나 전해질 불균형 현상 등이 이어져 숙취가 해소되지 않는다.
●맵고 짠 라면-위 부담, 커피-이뇨작용으로 탈수 우려
숙취가 심할 때 얼큰한 국물이 있는 라면은 피해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떨어지면서 심한 공복감을 느껴 고칼로리의 라면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라면처럼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오히려 위에 부담을 주어 해장음식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라면은 이미 술로 손상된 위에 악영향을 미치고 지방 함량이 높아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커피로 해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커피에 든 카페인은 숙취로 인한 두통을 완화시키는 것 같지만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다. 커피는 이뇨작용이 있어 몸 속의 수분을 빠져나가게 한다. 이는 수분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 해장과 어긋난다. 과음한 다음 날 물 대신 커피를 마셔 카페인 섭취가 많을 경우 위에 자극을 준다. 이뇨작용이 지나쳐 탈수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물 많이 마시고 콩나물국ㆍ꿀물ㆍ이온음료ㆍ귤 좋아
해장을 위해 국물 음식을 먹으려면 콩나물국이나 북엇국, 조갯국, 재첩국 같은 맑은 국이 좋다. 알코올은 땀을 통해서도 배출되기 때문에 따뜻한 국물을 마시면서 땀을 흘리면 다소 도움이 된다. 콩나물은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아스파라긴산은 피로 회복에도 좋고 몸의 활력을 증진시키는 데도 도움을 주어 가장 대표적인 해장음식으로 꼽힌다. 북어의 단백질에는 알코올 해독과 간 보호에 좋은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조개와 재첩은 타우린, 글리코겐 등의 성분이 풍부해 해장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성분은 부족하므로 부추 같은 채소를 함께 넣어 끓이면 더욱 좋다.
또 하나의 좋은 숙취 해소법은 물을 충분히 마시고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이다.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마셔 체내에 남은 독성물질들을 빨리 배출시키는 것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당분이 들어있는 꿀물이나 전해질 보충을 위한 이온음료도 좋다. 귤이나 단감 같은 과일에는 해독을 촉진시키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 몸 속 독소를 배출시키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정용운기자
도움말=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이동환 원장
한국스포츠 정용운기자 sadzo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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