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자형인 전영진 쿠바 주재 북한대사가 소환 또는 숙청되지 않고 대사 임무를 정상 수행중인 것으로 16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미국의 한 쿠바 소식통은 "한국의 일부 언론이 전 대사 소환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그는 현재까지 쿠바에서 전과 다름없이 대사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누나 장계순의 남편인 전 대사는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와 함께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전과 이후 직간접적으로 3회에 걸쳐 그의 쿠바 체류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전 대사를 소환했다는 기사가 한국에서 나왔을 때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웃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 사건이 아직 연좌제로 확대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대대적인 숙청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측근인 지재룡 주중대사는 베이징에서 평소처럼 외교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 로두철 부총리,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대회 주석단 명단과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 장례위원회 명단에 이름이 포함됨으로써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장성택 라인을 당장 숙청하지 않는 것은 무자비한 처형을 통해 이미 충분하게 경고를 한데다 급격한 엘리트 교체가 체제 불안이나 주민 동요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사태에 대한 외부의 '불안정' 평가를 감안해 나름대로 안정적 대응을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측은 기자가 전화해 "전 대사의 소환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고 하자 차분한 목소리로 "미안하지만 실례하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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