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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 장년 고객층에 열띤 구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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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 장년 고객층에 열띤 구애, 왜?

입력
2013.12.1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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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찬(56), 정현숙(53) 부부는 10월 말 가을 기차여행에 초대받았다. 전용열차를 타고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ㆍ곡성을 돌며 남도 음식도 즐기고 단풍 구경도 했다.

이들을 초대한 건 SK텔레콤. 열차 4칸을 빌려 50대 이상 가입자 중 200명을 선정, 동반자 포함해 400여 명에게 여행 기회를 제공했다. 정씨는 "8년 동안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전환점이 필요했는데 남편과 너무 좋은 여행을 다녀와 마음을 추스르는데 큰 힘이 됐다"며 "이동통신사가 젊은 세대가 아닌 나이든 고객까지 이렇게 챙기고 대접을 해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은 항상 20~30대를 겨냥하고 있었다. 통화든 문자든 데이터든 이동통신사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연령층이다 보니, 모든 마케팅이 젊은 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동통신사들은 장년층을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50대 이상 고객을 위해 전용 스마트 폰, 전용 요금제 출시부터 무료 여행, 전용 콘서트 관람 기회 제공까지 파격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소홀히 여겼던 장년층을 주목하기 시작한 건,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50대 이상 장년층 가입자는 지난달 현재 33.1%로 2009년(23.9%)보다 10%포인트나 증가했다.

가입자수 뿐 아니라, 전화이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50대 이상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올 1월을 100으로 볼 때 10월엔 149.3으로 50%나 늘었다.

장년층 가입자는 게다가 좀처럼 해지도, 번호이동도 하지 않는다. 장년층 고객이 가입 후 해지까지 평균 기간은 55개월로 20~30대(33개월)보다 70%이상 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장년층은 주로 폴더폰으로 음성 통화만 하는 정도로 여겼다"면서 "그러나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등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적극적인 장년층이 늘고 스마트 폰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인터넷 검색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집중 공략으로 삼았던 ??은층은 통신사를 상대적으로 자주 옮겨 투자 대비 효과가 높지 않은 반면 장년층 고객은 '충성도'가 높은 만큼 훨씬 반응이 좋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다 보니 이통사들은 젊은 층에게 제공하는 멤버십, 보너스 포인트 서비스 대신 장년층의 눈 높이를 감안해 맞춤형 마케팅에 열심이다. 장년층 전용 서비스인 '브라보 행복 프로그램'을 SK텔레콤은 특히 공연, 여행 등 문화 생활에 대한 욕구가 강한 장년층을 위해 콘서트, 영화 관람,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6월에는 고객 4,000명과 동반 1인 등을 초청해 이들 만을 위한 조용필 콘서트를 열었다. KT는 8월 장년층을 겨냥한 첫 폴더형 스마트폰 '갤럭시 골든'을 내놓았는데, 여기에는 초보자도 쉽게 쓸 수 있게 하는 '이지모드', 만보기ㆍ체중 관리 등이 담긴 'S헬스' 기능을 갖췄다. LG유플러스의 'LTE 실버 15'등 이통사들은 앞다퉈 장년층 전용 요금제를 내놓거나 이들에게 제공하는 데이터 용량을 늘리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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