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에서 중도 좌파인 미첼 바첼레트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남미지역의 좌파정권 바람이 이어졌다.
남미지역에서 좌파 정권이 집권한 나라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페루, 볼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이다. 2010년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승리를 시작으로, 2011년 6월 페루 대선, 2012년 10월 베네수엘라 대선, 2013년 2월 에콰도르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잇따라 승리했다. 반면 우파 정권 국가는 전통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콜롬비아와 2012년 빈농들의 불법 토지 점거 사건에 대한 반발로 올해 4월 정권교체가 이뤄진 파라과이 정도다.
이처럼 남미에서 좌파 정부가 득세하는 이유는 신자유주의 정책 실패에 따른 반작용으로 보인다. 남미 각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90년대부터 신자주의를 도입해 시장친화적 경제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초반까지 불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브라질 룰라 대통령 등 각국에서 등장한 좌파 정권은 수출호조와 사회ㆍ복지정책 덕분에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남미팀 권기수 팀장은 "2000년대 초ㆍ중반 각국에서 좌파 정권이 집권한 이후 석유 천연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 및 농산물 등 1차 생산품 수출 붐 덕분에 경제가 살아났다"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도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재정이 넉넉해 정부가 사회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좌파 정권 중에서도 실용주의를 앞세운 중도좌파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은 최근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서 실용주의 노선을 전면에 내세웠다. 내년 대선을 포함해 집권연장을 위해 보다 '유연한 좌파'로의 변화를 스스로 모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반면 강경좌파는 정정 불안과 경제난, 사회갈등 요인 폭발 등이 겹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강경좌파 대표주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사후 구심점을 잃은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정국이 극도로 불투명한 상태다. 2007년 집권 후 2011년 재선에 성공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경제위기로 지지율이 급락했으며, 내년 3선에 도전할 예정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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