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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정세변화 주시" 머리 맞댄 미국·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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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정세변화 주시" 머리 맞댄 미국·중국

입력
2013.12.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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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이 처형된 것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상황 관리를 위한 협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5일 전화로 통화하는 등 양국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두 나라는 현재 북한 내부에 심각한 변화가 진행 중이며 그 변화가 자칫 한반도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지배 체제의 불안정성에 주목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서) 김정은이 얼마나 즉흥적이고 괴팍한지, 북한 정권 내부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알 수 있다"며 "정권 위험성을 보여주는 나쁜 징조"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북한과의 특수 관계를 감안해 최근 상황을 북한 정세의 변화라고 표현했지만 역시 북한 내부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왕이 부장은 16일 "북한의 정세에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하며 중국은 현재 장성택 사후 북한의 정세를 연구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자로선 처음 북한의 변화를 공식 언급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미중이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의 위기 관리가 양국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계 67만명과 미국시민 13만명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도 미중 양국이 협력해야 할 요인으로 거론했다. 과거 북한이 내부 문제가 발생하면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도발적 행태를 해온 점 역시 미중 협의의 확대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으로서는 미중의 협의가 어느 수위에서 전개되는지에 관심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미중 양국이 다시 한반도 상황을 주도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이 북핵 문제가 아니라 북한 내부 사태까지 논의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상황의 전개를 뜻할 수 있다. 물론 미중이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한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아직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중국은 케리 장관과 왕이 부장이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관련 6자회담 재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중 대화가 북핵에 국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북한 내부의 급변 사태가 한반도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하며 핵 문제 외에 북한 급변사태까지 중국과 논의하는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권력 엘리트를) 처형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며 "우리가 알기로는 지난 몇 달 간 상당한 횟수의 처형이 있었다"고 말해 미공개 처형자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처형자는 장성택과 그의 측근인 리용하, 장수길 등 3명으로 알려져 있다. 케리 장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비유한 뒤 "그 같은 인물의 수중에 핵무기가 있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후세인은 공개적으로 고문을 자행해 큰 비난을 받았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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