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나 단체로부터 연탄을 기부 받아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해주는 민간단체인 '인천연탄은행'이 예년보다 줄어든 후원의 손길에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인천연탄은행에 따르면 16일 현재 확보한 연탄은 22만장으로 올해 목표량인 40만장의 55%에 불과하다. 연말연시에 연탄 후원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동기 비 기부량이 30~40% 가량 줄었다고 연탄은행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인천연탄은행으로부터 연탄을 지원받아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 가정은 1,497가구로 지난해보다 50여가구나 늘었다. 매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6개월간 연탄을 후원 받아 전달하는 인천연탄은행이 지난해 제공한 연탄은 38만장이었다.
연탄은행은 장기 불황 탓에 기업들의 후원이 줄어든 것을 연탄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연탄 5,000장을 후원했던 A기업은 올해 기부량을 절반인 2,500장으로 줄였다. 연탄 기부 없이 배달 자원봉사로 대신하겠다는 기업도 있었다.
연탄이 부족하다 보니 연탄의 질이 나빠져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지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정성훈 인천연탄은행 대표는 "예년에 연탄 1장이면 6~7시간 버텼는데 원탄 자체의 질이 나빠졌는지 올해는 4~5시간 밖에 못 간다"며 "한 가정이 연탄 200장이면 두 달을 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길어봤자 한달 반"이라고 말했다.
연탄 기부가 유행하면서 직접 연탄을 마련해 배달에 나서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수요 파악이 비교적 쉬운 기초생활보장 수급가정을 중심으로 지원하다 보니 연탄을 받는 가정만 자꾸 받는 역차별이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 간 반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 대표는 "연탄은행은 전수조사를 통해 필요한 가정을 선정해 두 달에 1번, 1년에 총 3번 연탄을 배달하고 있어 비교적 골고루 전달된다"며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연탄 기부 채널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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