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잠자던 에인트호벤을 깨웠다.”
78일만에 선발 출전한 ‘산소탱크’ 박지성(32ㆍ에인트호벤)이 부진에 빠져 있던 팀을 확 바꿔 놓았다.
박지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갈겐바르트에서 열린 2013~14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17라운드 위트레흐트 원정 경기에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 79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지성의 복귀 속에 에인트호벤은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위트레흐트를 5-1로 누르고 7경기 무승 행진(2무5패)을 끊었다. 한 때 리그 선두에서 10위까지 추락했던 에인트호벤은 6승5무6패(승점 23)가 돼 9위로 올라섰다. 선두는 승점 36의 비테세 아른헴이다.
지난 8일 리그 경기에서 두 달 여 만에 발목 부상을 털고 복귀했던 박지성은 모처럼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존재감만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0월6일 열린 9라운드 RKC 발베이크전 2-1 승리 이후 무려 71일 만에 리그 승리였다.
박지성은 경기 후 네덜란드 언론 AD와의 인터뷰에서 “마침내 이겼다”고 미소 지은 뒤 “우리 팀은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번 승리는 다행히도 팀이 필요로 했던 기상신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젊은 팀인 에인트호벤이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이를 막을 상대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 때 리그 선두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던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이 발목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것과 맞물리면서 끝없이 추락했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리그 부진과 더불어 지난 14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조별 예선에서 탈락, 필립 코쿠 에인트호벤 감독의 경질설마저 불거졌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박지성이 팀에 합류하면서 일단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AD는 박지성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코쿠 감독도 경기 후 “박지성은 오늘 우리가 이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우리 팀의 전술에 연결고리 임무를 수행했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지성은 오는 23일 덴 하그와의 리그 18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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