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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2,000만원 신고선수에서 4억5,000만원 최고선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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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2,000만원 신고선수에서 4억5,000만원 최고선수까지

입력
2013.12.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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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25)는 신일고 졸업반이던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프로 구단의 간택을 받지 못했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은 정평이 나 있었지만 팔방미인을 원하는 프로의 벽은 높았다. 수비와 주루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게 각 구단 스카우트의 공통적인 평가였다.

우여곡절 끝에 과거 연습생으로 불렸던 신고선수 신분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호타준족의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던 두산에서 1군 무대를 밟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우연찮은 기회가 좌절과 도전을 반복하던 김현수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선수 발굴의 대가로 불렸던 당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든 것이었다. 김현수가 주전으로 중용되기 시작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타격이 아닌 약한 수비 때문이었다. 비록 수비 실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펜스에 부딪히고, 쓰러졌다가도 벌떡 일어나 고통을 참아내는 김현수의 투지를 보고 김 감독은 과감하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물론 타격 소질은 익히 알고 있던 터였다. 그 정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라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해 키울 만한 선수라는 판단이 선 것이었다.

이후 7년이 흐른 김현수는 국내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고, 의미 있는 연봉 기록도 새로 썼다. 김현수는 16일 두산과 지난해(3억1,000만원)보다 약 45.2% 오른 4억5,000만원에 내년 시즌 재계약을 마쳤다. 이는 두산 역대로 자유계약선수(FA)를 제외한 야수 가운데 최고 연봉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종전 기록은 2007년 김동주가 재계약하면서 받은 4억2,000만원이었다. 2006년 연봉 2,000만원으로 시작해 입단 8년 만에 무려 22.5배가 뛰었다. ‘신고선수의 기적’을 일으킨 셈이다.

무명 시절 어렵게 얻은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흘린 땀은 김현수를 배신하지 않았다. 2008년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타격 3관왕을 차지한 김현수는 2009년에는 23홈런에 104타점을 쓸어 담으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010년과 2011년에도 3할은 ‘기본’인 선수가 됐다. 올 시즌에는 발목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에 16홈런, 90타점을 올려 팀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다.

계약을 마친 김현수는 “올 시즌 행복했다. 함께 응원해주신 팬들과 노력을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 드린다”면서 “부담도 많지만 팀의 모든 선수와 합심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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