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루살이 인생을 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바로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안정숙씨와 그녀의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남편 김재식씨가 그 주인공이다.
6년 전 결혼 20주년 기념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척수염에 걸려 사지가 마비된 안씨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소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목을 빼곤 손가락 끝도 꿈틀대지 못할 만큼 사지가 마비되고 폐 한쪽과 눈 한쪽마저 모두 잃었다. 그런 아내를 남편 김씨는 6년 동안 매일 병간호하며 하루 3시간 이상 떠나본 적이 없다.
이 같은 감동실화를 담은 에세이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가 출간돼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편의 실제 간병일기를 엮은 이 책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갑갑한 병실에서 하루 종일 병수발에만 매달리고 있는 헌신적인 남편,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손으로 땀을 뻘뻘 흘려가며 귤을 까 남편의 입에 넣어주는 아내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사춘기 시기에도 엇나가지 않고 군말 없이 제 학업을 이어간 큰아들, 대학까지 포기하고 엄마를 간병하면서도 한 번의 원망도 하지 않은 둘째 아들, 가진 돈 다 털어 부부의 커플 금반지를 선물한 기특한 딸 등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끈끈한 가족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서울 응급실로 실려 가는 아내에게 반지를 빼어주며 기도하겠다고 눈물짓던 간병인 아주머니, 자신이 모든 의료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도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해 아내의 생명을 되살려 놓은 의사, 아내를 간병하느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한 달치 월급봉투를 내밀던 직장 사장 등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이들 부부의 등을 밀어줬던 선한 이웃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세상이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손가락 까딱하는데 1년, 손목을 뒤집는데 또 1년이 걸리면서도 어떻게든 살기 위해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내와 오늘 하루만 더 버텨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살이'인생을 자처하고 있는 남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오늘을 놓지 않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가 올해 연말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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