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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후 웃으며 스키장 찾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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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후 웃으며 스키장 찾은 김정은

입력
2013.12.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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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 2인자인 장성택을 전격 처형한 이후 내부를 단속하고 민심을 수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친인척마저 가차없이 처형하는 무소불위의 잔인함을 통해 공포심을 불어넣었다면 이제는 주민들을 다독이며 통치자의 관대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충격파와 리더십을 동시에 선보이며 1인 독재체제의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김 제1위원장의 행보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북한 체제의 안정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설계연구소를 시찰했다고 14일 보도했다. 12일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첫 공개활동이다. 마식령스키장 방문 소식은 15일 전했다. 통상 현지시찰 다음날 보도가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제1위원장은 13일 연구소, 14일 스키장을 찾은 셈이다. 장성택 처형의 충격파를 감안하면 한가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일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장성택 처형과 상관없이 북한이 김정은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최고 권력자로서의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시설 모두 북한이 선전하는 김 제1위원장의 치적과 연관돼 있다. 인민군 설계연구소는 4ㆍ25문화회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등 평양 시내의 대형 건축물을 설계한 곳이고, 이달 완공 예정인 마식령스키장은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김 제1위원장의 역점사업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두 시설을 찾은 것은 주민들을 먼저 챙기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해 체제 안정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포상잔치도 벌였다. 조선중앙통신은 "경제건설에 공을 세운 군인과 주민 159명에게 각종 표창과 명예칭호를 수여했다"고 14일 전했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올 2월 3차 핵실험에 따른 대규모 포상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장성택 측근들에 대한 숙청작업에도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성택의 최측근인 지재룡 중국 대사는 소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지난 13일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반면 장성택 처형을 정당화하고 김정은 체제의 유일지배를 강조하는 여론몰이는 계속되고 있다. 노동신문은 14일 '우리는 김정은 동지밖에 모른다' 제목의 정론에서 "수령을 모르고 감히 도전해 나선다면 혈육이라 해도 징벌의 총구를 내댈 것"이라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맹세를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정치적으로는 아직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희는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사망에 따라 조선중앙통신이 14일 공개한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에 이어 6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장례식은 16일 열린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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