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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줄어드니 중2병도 없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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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줄어드니 중2병도 없어졌죠"

입력
2013.12.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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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가 줄면서 교실 안에 사각지대가 사라졌어요.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 옆에 틈틈이 다가가거나 이름을 불러 수업에 참여시키고, 수업이 끝난 후엔 교무실에 데려와 자느라 못한 필기를 하게 하는 것도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에 가능해졌죠."(문필주 서울 문성중 교사)

"학생 수 몇 명 감소하는 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교실에 들어가면 풍경이 달라요. 전체 학생에 대한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게 최우선입니다."(강정구 오류중 교사)

'혁신교육지구(서울 구로ㆍ금천구)' 내 학교에서 '중2병'은 다른 나라 얘기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줄이면서 나타난 변화다. 금천구의 문성중은 올해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인건비 지원을 받아 기간제 교사를 채용, 2학년을 두 학급 늘려 학급당 학생 수를 23명으로 낮췄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서울 전체 중학교 평균은 학급당 31.4명이다.

문성중 2학년 한민주양은 "엎드려 자거나 딴청 피우기도 힘들고, 선생님 질문에 작게 말해도 선생님이 잘 알아봐준다"고 말했다. 교사가 교실 안의 모든 학생에게 개별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무단외출이나 조퇴, 지각하는 학생도 현저히 줄었다. 올해 9월 문 교사가 집계한 결과 2학년 학생 가운데 무단외출이나 조퇴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으나, 학급당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3학년의 경우 고교입시를 앞뒀음에도 무단외출 및 조퇴 12명, 지각이 23명이나 됐다.

금천구청이 서울시교육청에 제안해 올해부터 시행 중인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개별 학교가 아닌 지역 전체의 교육여건을 끌어올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교육복지 사업이다. 올해부터 시교육청과 해당 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해 방과후전담교사 배치, 협력교사제 등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중 현장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감축한 것이다. 올해 7월 남부교육지원청이 지역내 63개 초ㆍ중학교 교사와 학부모 983명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4%가 학급 당 학생 수 25명 이하 감축 지원에 '아주 효과가 크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해 시교육청이 인건비 예산(20억원)을 모두 깎고, 사업 내용을 문용린 교육감이 강조하고 있는 인성교육, 진로탐색 등으로 채우도록 해 반발을 사고 있다. 해당 지역의 학부모와 학생 1,106명은 이 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서명을 시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는 시교육청이 삭감해 올린 혁신교육지구 예산을 30억원으로 원상복구했고, 시의회는 16일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을 거쳐 본회의에서 2014년도 시교육청 예산안을 확정 짓는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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