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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체조 선수, 한국서 봉사하는 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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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체조 선수, 한국서 봉사하는 새 삶

입력
2013.12.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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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전 주니어 국가대표 체조 선수가 우리나라로 시집온 후 통ㆍ번역사와 미용사, 봉사활동가 등으로 다양한 삶을 살고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옛 소련의 체조 유망주였던 부라도바 아나스타샤(33ㆍ사진)씨. 5살 때부터 14년 동안 체조 선수로 활약해온 그는 우즈베키스탄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숱한 변화를 겪으며 체조 선수의 길을 접어야 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한국에 여행 온 지 한 달쯤 됐을 때 그는 식당에서 우연히 한 한국인 남성을 만났다. 연애 시작 3개월 만에 이 저돌적인 남자는 “널 보낼 수 없어. 한국에서 함께 살자”며 혼인신고서를 내밀었고 결국 그의 아내가 됐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른둥이(미숙아)로 태어난 딸이 심장병으로 5번이나 수술을 받고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배뇨 장애 후유증을 얻었다. 함께 사는 시어머니는 치매 증상이 심해 누군가 계속 보살펴야 했다. 가족의 아픔을 감내하면서도 아나스타샤씨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자신도 힘든 상황에서 남을 돕기 위해 하는 소소한 일들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가 사는 충남 아산에는 경찰서와 연계해 활동하는 사회봉사단체가 여럿 있다. 아나스타샤씨는 이 단체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 나서서 통ㆍ번역을 맡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도 방문해 머리도 잘라주고 있다. 미용 기술에 관심이 있어 자격증을 따 둔 덕분이다. 이런 다양한 봉사활동 경력을 인정 받아 최근엔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 363명으로 구성된 전국 최초 다문화 연합 봉사단체인 ‘충남 하모니 봉사단’의 단장이 됐다.

봉사 영역이 넓어지면서 아나스타샤씨는 더 많은 사람을 체계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고민 끝에 그가 찾은 답은 경찰이 되는 것. 내친 김에 지난달‘2013 경찰 공무원 특별 채용 시험’에 응시한 그는 이달 말 발표될 결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의 희망과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는 EBS TV 프로그램 ‘다문화-사랑’에서 18일 오후 8시20분 방송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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