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에 있는 '무지개 바다'에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꽂았다. 옛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달 탐험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중국 국가우주국이 제작한 탈 탐측기인 창어(嫦娥ㆍ달에 산다는 선녀라는 뜻)3호가 14일 밤 9시11분(베이징시각) 달 표면에 안착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창어3호가 내려 앉은 곳은 월면 서경 19.5도, 북위 44.1도 지점으로 달이 운석과 충돌해 생긴 거대한 분지인 훙완(虹灣ㆍ무지개 바다) 지역의 동부다. 착륙기와 달 탐사차 '위투(玉兎ㆍ옥토끼)호'로 구성된 창어3호는 앞서 2일 새벽 1시30분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로켓에 실려 발사돼 달을 향해 나아갔다.
창어3호는 이날 달 표면에서 15㎞ 떨어진 궤도에서 하강을 시작했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역추진 방식으로 속도를 줄였다. 창어3호는 달 표면 100m 상공에서 일단 멈춰 장애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다시 하강, 4m 상공에서 시동을 끄고 자유낙하했다. 이 장면은 중국 CC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달에 착륙해 찍은 최초의 달 표면 사진이 전송됐을 때는 베이징(北京)의 우주비행통제센터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5일 오전 4시35분에는 착륙기에서 달 탐사차인 위투호가 분리돼 달 탐험을 시작했다. 바퀴가 6개인 위투호는 착륙기를 떠나 달 표면에 선명한 자국을 만들며 앞으로 나갔다. 6개의 눈을 가진 위투호는 총무게가 140㎏이며 시속 200m의 속도로 움직인다. 경사 20도의 오르막까지는 올라갈 수 있으며 높이 20㎝의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 태양 에너지로 작동되며 영하 180도에서 영상 150도까지 견딜 수 있다. 위투호는 앞으로 3개월 동안 달의 지형 및 지질구조 등과 관련한 사진과 관측 자료들을 전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이후에는 달에 버려진다.
달 표면 착륙에 처음 성공한 나라는 옛 소련이다. 루나9호가 1966년 1월 31일 최초로 달 표면에 착륙해 사진을 전송했다. 같은 해 4월 30일에는 미국의 세베이어1호도 달 착륙에 성공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우주 개발에 나선 중국은 우주 강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 사업을 하나하나 실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성 우주인을 실은 선저우(神舟)9호가 지구 궤도를 도는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1호와 도킹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20년 안에 독자 기술로 화성을 탐사하겠다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달에 사람을 보내려던 유인 달 탐사 계획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는 달 탐사도 중요하지만 민생이 더 시급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