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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석유시장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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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석유시장 개방

입력
2013.12.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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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75년 간 국영기업이 독점했던 석유 시장을 개방한다. 개혁이냐 국가 자산 유출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하원은 12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국영석유기업인 페멕스(PEMEX)가 독점하던 석유 시장을 외국기업과 민간에 개방하는 에너지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에너지개혁법안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인 제도개혁당(PRI)과 우파 성향의 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이 주도했다. 침체된 멕시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석유 시장을 개방하는 대대적 혁신을 단행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번 법안에는 멕시코 석유 자원의 공동 탐사와 함께 개발권을 외국기업과 민간에 부여해 이익을 공유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유 소유권 자체는 여전히 국가가 보유하도록 했다.

멕시코 정부는 1938년 석유기업 국유화 조치를 통해 당시 국제 석유기업들을 내쫓고 페멕스의 독점 구조를 확립했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노엘 마우어 교수는 “세계 10위의 원유 생산국인 멕시코에서 석유는 일종의 국부로 국민적 자부심과 연결돼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석유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공공재 인식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이 배제된 독점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석유 생산성 저하와 기술개발 부진, 부패 만연 등으로 멕시코 석유 시장은 점차 침체되기 시작했다. 멕시코의 석유 생산량은 2004년 하루 340만 배럴에서 지난해 250만 배럴까지 떨어졌고 멕시코의 차세대 에너지로 부각되는 심해 석유자원의 개발은 기술력이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석유 시장 개혁을 새 정부의 주요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에너지개혁법안이 11일 상원을 통과한 데 이어 이날 하원에서도 승인되면서, 법안 실시를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는 전국 32개 주의회에서 실시되는 찬반 투표만 남게 됐다. NYT는 집권 여당이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에너지개혁법안은 사실상 통과된 것이라고 전했다.

석유시장이 개방되면 멕시코 정부는 2018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약 1% 이상 성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심해자원 개발 기술도 외국 석유회사로부터 이전받을 수 있어 기존 석유보유량에 290억배럴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멕시코 심해자원 개발에는 국제 석유기업인 엑손모빌과 BP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좌파 성향의 야당인 민주혁명당(PRD)과 시민단체 등은 에너지개혁법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하원에서 에너지개혁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속옷만 입은 채 의사진행 발언을 한 안토니오 가르시오 민주혁명당 의원은 “정부가 국가의 주요 자산을 외국에 거저 내주고 있다’면서 “멕시코는 (자신과 같이) 발가벗겨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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