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6월 아내(50대)를 잃었다. 매년 거르지 않은 종합건강검진도 아내의 위암을 발견하지 못했다. 숨지기 1년여 전인 2011년 3월 아내는 위내시경과 복부초음파 검사 등의 검진을 했지만, 위염 진단만 받았다. 그러나 넉 달도 지나지 않아 A씨 아내는 위 절제술이라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고, 항암 치료를 받다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종합건강검진 과정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 10명 중 7명 가까이는 오진이나 진단 지연으로 신체 및 재산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종합건강검진 관련 상담(3,019건) 중 피해구제가 이뤄진 108건을 분석한 결과, '오진ㆍ진단 지연' 관련 피해가 70건(64.8%)로 가장 많았다. 검사 부주의 15건(13.9%) 환급 거부 12건(11.1%) 검사 결과 통보 오류 11건(10.2%) 등이 뒤를 이었다.
결과 통보 오류는 B씨(50대) 사례가 대표적이다 B씨는 2008년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이상이 발견됐으나 의료진이 검사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유방암이 2기로 진행될 때까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건강검진 관련 소비자 피해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10월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7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2건)보다 13.9%나 증가했다. 최근 의료기기 정확도, 의료진의 진료 수준이 향상됐지만 건강검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부실 건강검진 발생 빈도도 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한국소비자원은 가톨릭서울성모 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아산 연세대세브란스 등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운영 중인 종합건강검진 서비스를 소비자가 직접 평가하는 '소비자 톡톡'을 13일부터 실시한다. 해당 병원 종합건강검진을 경험한 소비자 누구나 스마트컨슈머 홈페이지(smartconsumer.go.kr)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공개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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