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12일 저녁(현지시간) 장성택 처형 소식이 전해진 지 1시간 만에 논평을 내고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강력 비판했다. 관련 소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으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국무부의 긴박한 움직임이 보여주듯 미국은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군사력 증강조치 등은 발표하지 않고 있어 아직은 한반도 군사 긴장이 높아졌다고는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불안전성이 커진 북한 내부 동향을 한국과 함께 파악하고, 현재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중국과도 협의 중이다. 국무부는 논평에서 "처형을 확인할 수 없으나 북한 공식 매체의 보도 내용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며 "북한 내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역내 동맹 및 우방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장성택이 실각한 이후 한국과 미국은 김정은의 추가 핵실험 및 군사 도발을 우려해왔다"고 전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한미 당국자들은 북한의 행동이 더 무모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김정은이 장성택을 제거한 것은 놀랍지 않으나 그 방식이 불안하다"며 "중국이 김정은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버트 칼린 전 미국 국무부 정보국장은 "북한이 누군가를 처형하고 그 사실을 언론의 머리기사로 공개한 적은 없다"며 "김정은의 향후 행보가 불투명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쳉 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김정은의 공포 행위가 히틀러와 스탈린을 연상시킨다"며 "김정은의 취약성과 두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최소 여섯 명의 장관급 인사가 입장을 발표하는 등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의 권력구조가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한국, 미국과 함께 정세를 분석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정세를 냉정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 수집에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며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장관은 "권력 투쟁을 포함한 김정은 체제 확립의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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