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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 잘해야 부자" NYT 해법에 미국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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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 잘해야 부자" NYT 해법에 미국 후끈

입력
2013.12.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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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이 확산되자 뉴욕타임스가 아주 이례적인 '사설기획'을 통해 이 문제를 짚고 나섰다. 이 신문은 국가 미래를 위해 수학, 과학, 공학 등 이공계 학문을 살려야 한다며 사설면에 기획 시리즈를 싣고 있는데 이는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다. '숫자 파고들기'란 제목의 사설기획은 현재까지 8일과 11일자에 두 차례 실렸다. 매일 3, 4개의 사설을 실어온 사설란을 통틀어 원고지 30장 분량의 교육기획 하나만 게재할 만큼 비중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 이공계 교육의 위기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공계 교육 실태를 고발한 첫 기획 '누가 수학이 따분하다고 말하는가'에 따르면 미국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구입은 해도 그것을 만드는 기술에는 관심이 없다. 고교 졸업생의 거의 90%가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 이른바 STEM과 무관한 직업이나 전공을 선택한다.

뉴욕타임스는 STEM 과목에 흥미를 잃은 까닭을 교사의 자질 부족과 교과서ㆍ교과과정의 낙후성에서 찾았다. 수학 교과과정은 1957년 소련이 쏘아 올린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시대의 것을 아직 쓰고 있다. 그 결과 미국 학생의 수학ㆍ과학 실력은 세계 65개국 가운데 35위에 머물고 있다. 국민의 18%만이 방의 크기와 평방피트당 카펫 가격이 주어졌을 때 전체 카펫 가격을 계산할 수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화학ㆍ물리학ㆍ지구과학 교사의 36%, 수학 교사의 22%가 해당 과목 비전공자들이다. 비전공 교사의 교육을 받는 학생은 1,000만명에 달한다. 이공계 전공 교사의 부족은 다른 직업에 비해 이들의 연봉이 적기 때문이다. 대다수 고교생들이 이공계 과목에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 번째 기획 '과학 계층의 실패'는 미국이 과학과 수학에서 뒤쳐지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그런 분야에 관심이 없거나 무능하다고 간주한다는 점을 꼽는다. 그 중에서도 여성과 소수계는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고 이 기획은 주장한다. 과학ㆍ수학 분야는 고소득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전체 노동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26%만이 STEM 분야에서 일한다. 흑인과 히스패닉은 각각 6%와 7%만이 이 분야에 종사한다. 트위터 등 기술정보 관련 회사 임원진에 여성이 거의 없고, 고위 경영진에 흑인과 히스패닉이 드문 까닭이기도 하다. 원인은 이들이 재정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제한되고 교육 현장에서도 고정관념 탓에 이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치는 물론 이들 스스로의 기대치가 낮다는 점이다. 이런 소수계는 30년 뒤 미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현재 백인(33%)보다 이공계 전공자가 많은 소수계는 아시아계(42%)가 유일하다.

이번 사설기획에 반향도 뜨거워 온라인에서는 이공계 교육 문제의 해법에 대한 대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교사, 교수, 학부모, 교육전문가 등의 전문적 식견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사에 약 2,000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만 봐도 미국 교육의 현주소를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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