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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학부모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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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학부모들 '속앓이'

입력
2013.12.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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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학부모들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70년간 자리를 지켰던 박문여중ㆍ여고의 송도 이전이 확정돼 속을 끓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학교의 교육경비 지원 혜택도 끊기게 됐기 때문이다.

12일 인천 동구에 따르면 구는 내년부터 구 내 초등학교 8곳, 중ㆍ고교 7곳 등 20개 유치원, 학교에 주던 시설비, 기자재 구입비 등 교육경비 지원을 중단한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총액으로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시·군·구는 교육경비 보조를 못하게 제한한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 탓이다. 앞서 6월 국회는 '지방세외 수익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이월금 등을 세외수입에서 제외하는 통에 동구는 공무원 인건비조차 충당 못하는 지자체가 됐다.

동구는 올해 이들 학교, 유치원에 11억원의 교육경비를 줬고 내년에도 10억원을 편성해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원이 끊기게 되자 동구의 학부모와 주민들은 교육환경이 더 열악해질 위기에 놓였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인구 7만6,000여명으로 인근 중구와의 통합설까지 제기될 만큼 구세가 위축됐는데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인천동구교육희망네트워크'와 '동구학부모회'는 최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 중단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보조금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주민 1,470명의 서명을 받아 안전행정부, 인천시 등에 제출했다.

이들은 "초ㆍ중ㆍ고에 연간 10억~13억원 정도 지원되던 교육경비 보조금이 없어지면 동구의 교육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교육여건에 실망한 학부모들이 자꾸 떠나 동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동구 학부모와 주민들은 앞서도 박문여중·여고 이전을 막기 위해 합심했었지만 이전을 막지 못했다. 가톨릭계 사립학교인 박문여중은 내년 3월, 박문여고는 2015년 3월 각각 송도로 이전한다. 박문여중·여고가 떠나게 되면 동구의 중·고교는 각각 4곳에서 3곳씩으로 줄어들어 학생들이 진학 시 다른 학군에 배정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 교육경비 보조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시에서 교육경비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내년 예산안 반영을 관철시켜 학생과 학부모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교육경비 지원이 제한된 곳은 인천 동구와 옹진군을 포함해 강원 삼척시, 충북 보은군, 부산 중구 등 전국적으로 82곳에 달한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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