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여성청소년 3명 중 1명은 하루 1회 이하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성폭력과 성추행,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가 시 및 인근에 소재한 보호시설 입소자 112명과 비입소자 93명 등 총 205명의 가출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30.9%가 가출 후 하루에 평균 1회 이하로 식사를 했다고 응답했다. 식사를 거르는 이유로는 '끼니를 해결할 돈이 없다'가 38.2%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의 48.3%가 성폭행(25.4%)과 성추행ㆍ성희롱(22.9%) 피해 경험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들 중 41.9%는 성매매 지원시설, 청소년 단기쉼터 등 의료지원 서비스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했다.
아플 때 대처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괜찮을 때까지 참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37.4%에 달했다. 이들은 통증이나 질병이 의심스러울 때도 어른들 보다는 또래 친구들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출 여성청소년 대부분이 가출 전에 비해 식사 횟수를 확연히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불규칙한 식생활 및 주거, 건강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가출 여성청소년의 건강 지원을 위해 지난 9월2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안에 '청소녀(女) 건강센터(기관명 나는 봄)'를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건강센터에서는 가출, 성매매 등 유해환경에 노출된 여성청소년들의 회복을 위해 산부인과, 치과 및 정신보건 상담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건강 및 성매매 예방교육,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방문을 원하는 여성청소년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방문하면 된다. 매월 두 번째 주 금요일에는 오후 10시까지 야간 진료도 진행한다. 구강관리교육, 먹거리 등도 제공된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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