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영화제다. 1932년 첫 막을 올려 올해 70회를 맞았다. 오랜 경쟁자였던 칸국제영화제나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비해 최근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해도 예술영화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 무시할 수 없다. 서울 낙원동에 있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17일~1월5일 개최하는 '2013 베니스 인 서울'은 베니스영화제의 현재와 과거를 확인할 수 있는 드문 자리다. 베니스와 인연을 맺은 최신작과 고전영화 17편을 상영한다.
우선 올해 영화제에서 선보인 주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성스러운 도로'(감독 지안프란코 로시)가 개막을 알린다. 로마를 에워싼 순환도로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 영화로 다큐멘터리로는 처음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은 '팔레르모의 결투'(감독 엠마 단테) 등 다른 수상작들도 볼 수 있다. 김기덕, 홍상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지아장커 등 세계의 유명 감독 70명이 참여해 만든 옴니버스 영화 '베니스 70: 미래 재장전'도 볼 수 있다. 베니스영화제가 올해 70회를 맞이해 기획한 영화다.
이탈리아의 고전영화 '전화의 저편'(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과 '장군에게 총알을'(감독 다미아노 다미아니) 등도 상영한다. 영화학과 강의실에서 종종 언급되는 명작들이다. 베니스영화제의 자취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베니스영화제 스케치 1980'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오승욱 감독과 영화평론가 한창호 등 전문가들이 관객과 상영작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행사도 곁들인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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