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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 기자의 청진기] 초음파로 선근증 없앤다? 과연 완벽한 치료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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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 기자의 청진기] 초음파로 선근증 없앤다? 과연 완벽한 치료가 될까

입력
2013.12.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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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에게 여성이고 싶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면 아마 생리통이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할 듯싶다. 생리통은 보통 월경이 시작되면서 자궁내막에서 나오는 특정 물질 때문에 생기지만, 근종과 선근증 같은 자궁의 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한국 여성 10명 중 3, 4명, 선근증은 1, 2명꼴로 나타날 만큼 흔하다.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상처를 되도록 줄이는 이른바 '최소침습' 치료가 각광받으면서 자궁근종과 선근증을 초음파로 없애는 비수술 방식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체 조직을 쉽게 통과하는 초음파를 근종이나 선근증 부위에 고강도로 쏘아 녹이거나 태우는 것이다. 돋보기로 햇빛을 종이 위 한 점에 모으면 그 부분이 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장치인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의 이름을 따 환자들 사이에선 '하이푸 시술'이라 불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 신의료기술로 지정한 첨단 치료법이다.

문제는 하이푸 시술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느냐다. 자궁근종은 많은 경우 하이푸로 치료가 가능하다. 단 근종이 크기가 10~13㎝를 넘거나 점점 자라는 상태라면 하이푸 시술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게 국제학계의 지침이다. 근종이 커진다는 건 악성종양(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므로 수술을 권장한다. 조직을 떼어내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생리통이나 생리과다, 빈뇨 등의 증상이 없으면 하이푸 시술도 수술도 받지 않고 일단 지켜보는 게 원칙이다. 모든 자궁근종을 하이푸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선근증은 훨씬 더 제한적이다. 자궁에 덩어리가 박혀 있는 것처럼 치료 부위의 경계가 명확한 근종과 달리 선근증은 자궁 근육이 두터워지면서 자궁 전체가 커지거나 부푼 상태기 때문에 초음파로 어디를 쏘아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간혹 특정 부위만 부풀었거나 한쪽만 튀어나오는 등 형태가 독특한 경우는 하이푸를 시도해볼 순 있겠지만 완벽한 치료는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 의사들이 참고하는 임상치료 데이터베이스 '코크레인(Cochrane)'에는 선근증의 하이푸 치료 지침이 아예 없다.

그런데 일부 병원에서는 자궁근종과 선근증을 모두 하이푸 치료 대상이라고 버젓이 홍보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하이푸 장비가 있는 병원마다 선근증 치료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다. 개원가의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배를 가르지 않고 자궁근종을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환자가 입원비 포함해 약 130만원을 내지만, 같은 증상을 하이푸로 치료하면 800만~900만원을 내야 한다"며 "고가의 장비로 의학적으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선근증까지 시술하는 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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