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T의 6강 진출을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이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조성민(30)을 제외하고는 국내 선수들이 고만고만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직 시즌 반환점을 돌지 않았지만 KT는 12일 현재 14승9패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KT가 잘 나가는 원동력은 큰 틀에서 전창진 감독의 조직적인 농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지만 슈터 오용준(33)의 역할도 절대 간과할 수 없다. 오용준은 경기당 평균 득점이 7.4점에 불과하지만 팀이 안 풀릴 때 결정적인 외곽슛을 터트리며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 감독은 “꾸중 한마디가 필요 없을 만큼 잘한다”며 “본인한테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성공시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준다”면서 “나이는 어느 정도 있지만 프로에 들어와서 올 시즌이 본인에게 최고의 시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믿음을 주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오용준 덕분에 부담을 던 조성민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성민은 “슛은 나보다 더 좋다”며 “원래 슛에 일가견이 있던 선수였고, 몸 상태가 정말 좋아 잘 터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오용준은 큰 기대를 모았던 외곽 슈터였다. 고려대 시절이었던 2001년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혼자 51점을 퍼부어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렸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갔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경기당 평균 23분17초를 뛰며 7.4점에 3점슛 1.6개, 3점슛 성공률 48.6%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데뷔 이후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을 찍고 있다. 오용준은 “요즘 즐겁게 농구를 하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KT는 오용준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더 무서운 팀이 됐다. 더 이상 조성민과 외국인 선수 앤서니 리처드슨에게 의존하는 농구가 아닌 다양한 공격 옵션을 장착해 화력을 배가시켰다. 조성민은 선수단 전체를 대표해 “전문가들의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싶어 칼을 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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