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일선 시ㆍ군이 추진중인 대규모 관광지 개발사업이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지정 20년이 넘도록 착공 조차 못하는가 하면 민간투자자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중단 위기를 맞는 등 차질을 빚어 ‘관광경남’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관광진흥법’에 따른 도내 관광지는 총 24곳, 면적은 1,219만7,792㎡에 사업비는 총 3조3,115억4,500만원이다.
이 중 1987년 2월 관광지로 지정된 진주 오목내 관광지 조성사업 등 7곳은 아직 착공 조차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 상당수도 부분적으로 공사가 진행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이는 전체 관광지 사업비의 78.8%(2조6,112억8,900만원)가 민자사업으로 계획돼 민간투자자의 자금력 부족과 민자유치 실패 등 때문이다.
도와 함양군이 10년 넘게 추진해온 함양 다곡리조트 개발사업은 시행자인 ㈜노블시티가 지난 2011년 12월 사업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뒤 2년 이내 착공을 하지 않아 군은 지난 4일 사업취소 사전처분을 통지해 개발사업이 불투명해졌다.
군은 30일 이내 노블시티의 소명에 대한 청문절차를 거친 뒤 사업을 재승인하거나 취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함양군 서하면 다곡리와 지곡면 덕암리 일대 973만2,170㎡에 7,200억원을 들여 골프장, 스키장, 호텔, 콘도미니엄 등 관광휴양시설을 조성하는 다곡리조트 개발사업은 2003년 도와 함양군이 민가투자업체인 ‘㈜도시와 사람들’과 투자협약을 체결, 특수목적법인인 노블시티를 만들어 추진해 왔다.
노블시티는 2006년부터 예정부지 58%를 매입하고, 설계용역에 360억원을 투입한 뒤 지금까지 추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마을 이주대책과 나머지 토지매입, 사업이행 보증금 지급 등을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당초 2010년 완공예정에서 2016년까지 연장하는 등 수차례 사업변경과 시행업체의 자금난 등으로 지연돼 왔다.
그러나 군은 2009년부터 지난 9월까지 리조트 개발 예정지를 잇는 15번 군도(길이 2.08㎞)를 기존 왕복 2차선에서 왕복 4차선으로 확ㆍ포장하는 데 209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사천시의 실안관광지 조성사업도 2006년 6월 관광지 지정 이후 6차례 민간투자자 공모를 했으나 업체가 나서지 않아 시는 지난 6월 소규모 부지 매각과 용적ㆍ건폐율을 높이는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승인을 받아 재공모에 나섰다.
2009년 지정된 사천 비토관광지 조성사업도 민간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정부의 남해안관광벨트사업으로 추진된 거제 해금강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00억여원을 들여 도로와 주차장, 광장, 조경, 전기ㆍ통신시설 등 공공부문 시설공사를 준공, 22필지 3만4,795㎡를 한 덩어리로 묶어 일괄 분양키로 했으나 자연공원법과 문화재관리법을 동시에 적용 받아 3층 이하 건물밖에 지을 수 없어 유찰을 거듭했다.
또 거제 장목관광단지는 1996년부터 기반시설비 735억원을 비롯해 총 2,633억원을 들여 콘도와 혼텔, 웰빙센터 등을 조성키로 했으나 사업자인 ㈜대우건설이 사업부지 통과도로 956㎙와 지장묘지 이장용 공설묘지 조성 등에 42억원을 투자하고 토지매입비 100억원을 지출한 상태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 사업은 도와 대우건설 간의 이견으로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으나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이 패소해 사업이행보증금 73억5,000만원을 도에 납부하는 것으로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올 들어 원점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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