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777 여객기는 사고 직전 속도유지장치(오토스로틀)가 '멈춤' 상태였으나 조종사들은 작동 상태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11일(현지시간) 조사보고서에서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NTSB 조사관들은 사고기의 고도가 1,600피트(480m)로 너무 낮아 조종사들이 수동 비행으로 전환하려 했을 때 이미 자동조종장치가 꺼져 있었으며 오토스로틀도 '출력'에서 '멈춤' 상태로 바뀌어 있던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당시 훈련기장은 사고기의 고도와 속도가 너무 낮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오토스로틀이 계속해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조종사들은 보잉777 조종을 위한 지상훈련 당시 교관이 오토스로틀이 예기치 않은 멈춤 상태로 인해 제 기능을 하는데 실패한 경험을 말했다며, 사고기 비행 때 오토스로틀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사고 당시 첫 비행에서 조종간을 잡은 이강국 기장이 "공사 때문에 공항 활주로의 자동경보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시계조종으로 활주로에 접근하는 데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적어도 기장은 사고 발생에 공항의 설비 부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NTSB는 이날 워싱턴에서 조사관, 기술패널, 조종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고 조사 청문회를 진행했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사고 원인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생존토록 한 긍정적 요인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NTSB 내년 7월 이후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