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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12일] 공운위 개혁 없이는 공공기관 정상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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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12일] 공운위 개혁 없이는 공공기관 정상화 어렵다

입력
2013.12.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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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야심 찬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내놨다. 무책임 행정과 고질적 방만경영으로 566조원의 막대한 빚과 부실의 늪에 빠진 686개 기관 경영을 전면 개혁하려는 청사진이다. 강력한 부채감축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국민적 지탄을 받는 과다 임금과 과잉 복리후생을 철저히 수술한다는 게 골자다. 개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을 해임하고 직원 성과급도 깎을 계획이다. 문제는 이 모든 개혁을 총괄할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개편안이 기대에 매우 못 미친다는 점이다.

개혁 프로그램 자체는 적잖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다. 공공기관 부채는 그냥 두면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증가 추세부터 잡기로 했다. LH 등 부채과다 12개 기관의 경우 강도 높은 사업구조조정 및 자구노력을 담은 부채감축계획을 마련하면 심의 후 정부가 나서 증자나 요금 조정 등을 통해 정상화를 도울 방침이다. 증자나 요금 조정은 결국 국민 부담이 되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다.

방만경영은 개혁 추진 및 경영평가 결과에 연동해 바로잡기로 했다. 기관장은 취임과 함께 정부와 '경영성과협약'을 체결하고, 성과가 미흡하면 해임될 수 있다. 특히 기관 경영평가에서 부채와 직원 보수ㆍ복리후생 관련 지표의 배점을 크게 높여 해당 직원들이 단협 개정 등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임금을 대폭 삭감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개혁을 전반적으로 평가ㆍ관리하는 주체는 법정기구인 공운위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 공운위 기능 보완책이라고는 산하에 기관들의 재무위험 등을 감독할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를 두는 데 그쳤다. 재적 과반수 참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공운위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8명, 민간위원 9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 중 한 명만 정부 편을 들어도 정부 뜻대로 움직이는 구조다. 공공기관 부실의 가장 큰 책임이 무책임 행정에 있는 이상, 지금의 공운위 체제로는 개혁 프로그램이 아무리 강력해도 또다시 공염불에 그치기 십상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처럼 민간 부문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운위부터 전면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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