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으로 북한 내 권력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남북 간 협력은 일단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일일단위 상시통행을 위한 전자출입체계(RFID)구축 공사가 11일 시작됐기 때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측 기술진 3명이 북측 인원 11명과 함께 굴착기를 비롯한 개성공단 내 현대아산 소유 건설장비를 이용해 RFID 장비 설치를 위한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RFID 시스템이 도입되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이 원자재를 들여보내고 완성품을 갖고 나오는 게 지금보다 편리해진다. 지금은 출입자 명단을 하루 전 북측에 팩스로 전달해야만 출입 당일 특정 시간에 출입할 수 있다. 그러나 RFID 체계가 도입되면 출입하기로 한 날에 한해 언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조성 초기 때부터 거론돼온 해묵은 숙제인 통신ㆍ통행ㆍ통관 개선 문제가 이번 공사로 진전을 보게 됐다.
이는 북한이 내부 사정과 관계없이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로 미뤄볼 때 개성공단 사업은 당분간 아무 문제 없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른바 '장성택 일당'에 대한 숙청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통일전선부 간부들이 포함될 경우 개성공단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속단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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