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DJ, 연기까지 내가 진짜 ‘중년 아이돌’
가수에다 DJ, 연기까지. 여기까지 들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온다. 아이돌인가? 아니다. 가수 김지민은 89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마음 약해서’를 부른 밴드 ‘들고양이’의 마지막 싱어로 활동하다 솔로로 데뷔한 정통 가수다. 음반과 DJ, 탤런트 모두 기획사가 아닌 자신의 능력과 재능으로 일궈낸 성과다. 그는 자신의 다재다능한 활동에 대해 “집안 내력”이라고 밝혔다.
“제가 시골(충북 제천)에서 자랐어요. 아버지가 창과 민요를 잘 하셨고, 삼촌은 사물놀이에 재능이 있었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아버지는 뮤지컬 배우, 삼촌은 밴드 멤버였던 셈이죠. 이런 환경이 제가 다양한 재능을 심어준 것 같아요.”
그는 고교 때 성악을 공부하면서 본격적인 음악의 길로 뛰어들었다. 대학에서는 통기타 동아리에서 그룹사운드까지 두루 거쳤다. 졸업 후에는 곧장 A급 밴드에 들어가 업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우주시대’와 ‘들고양이’ 등의 A클래스 팀을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솔로로 독립한 것은 2003년이었다. 음악 환경의 변화 때문이었다. 90년대 이후 댄스 음악이 유행하면서 MR을 틀어놓고 춤을 추면서 노래하는 밴드가 인기를 얻었다. 때론 립싱크도 했다. 진짜 음악이 아니란 생각에 과감히 독립 선언을 했다.
독립 이후 곧장 안 좋은 일을 겪었다. 부업으로 사업체를 경영하다가 지금까지 번 돈을 1년 만에 다 까먹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면서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2004년 음반을 내고 라이브 카페에 ‘알바’를 나갔다. 얼마 안 가 라이브 카페에서 인기가 폭발했다. 업주들이 다른 통기타 가수들에게 “김지민처럼 해라”는 주문을 할 정도였다.
“밴드 시절의 레퍼토리로 그대로 가져왔어요. 의상 갖춰 입고 춤도 추고 손님들과 인터뷰도 하고, 한 마디로 김지민 콘서트를 한 셈이죠. 손님들은 조용조용히 노래만 부르는 통기타 가수만 보다가 저를 보니까 신이 났던 거죠.”
소문이 방송가까지 번졌다. 케이블 음악 방송을 비롯해 부산 KBS2에서 ‘김지민의 가요가요’를 맡았다. 초청 공연도 쇄도했다. 지금은 한 달에 50회 이상 뛸 때도 있다. 라이브 카페는 자연스럽게 은퇴했다.
그는 현재 2012년 발표한 4집 앨범의 ‘사랑인 거야’와 ‘너만 사랑해’라는 곡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다.
“노래와 춤, 연기 모두가 필요한 게 뮤지컬이잖아요. 제가 그 모두를 가지고 있으니까 저한테 딱 맞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일단은 더 열심히 해서 얼굴을 알려야겠죠. ‘사랑인 거야’ 많이 사랑해 주세요!” / 김광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