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로 발효시킨 트롯 창법, 궁금하시죠?
‘노래는 3분 드라마’, ‘트롯에는 인생이 녹아 있다’. 상식이 되어버린 속설들이다. 그렇다면 감정 표현에 능하고 다양한 삶을 경험한 사람이 트롯을 더 잘 부를 것이다. 여기다 창이나 판소리의 창법까지 익혔다면 금상첨화다. 목소리에 우리의 전통 정서가 녹아있다면 대중의 마음에 훨씬 더 깊이 스며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3년 ‘사랑의 불’을 발표한 오은채가 바로 그런 가수다.
그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예대 연극 영화과에서 공부한 뒤, 1999년 스포츠 서울이 주최한 ‘수퍼보이스 탤런트 선발대회’에 나가 연기상을 타면서 연예계에 입문했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KBS의 ‘6시 내 고향’과 MBC ‘고향이 좋다’ 등에서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삶을 체험했다. 그 사이 판소리도 배웠다. 취미로 대강 배운 것이 아니다. 그가 2년 동안 사사한 황연수 선생은 2010년 전국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명창 밑에서 뼈대 있는 ‘소리’를 익힌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구성지고 절절하다. 듣고 있노라면 마음 깊이 스며든다. 정통 트롯에 딱이다 싶다. 본인도 빠른 박자의 세미 트롯보다는 조금 느린 정통 트롯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한다. 2013년 발표한 ‘사랑의 불’을 듣고 있노라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이’라는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그만큼 소리의 ‘맛’이 깊다.
방송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방송에 겁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토크쇼도 해보고 싶고, 예능 프로에 나가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요즘도 피디들이 즉석에서 마이크를 맡기고 진행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믿을 만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많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면서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만큼 길게 가다 보면 분명 모든 꿈을 다 이루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어떤 말을 해도 조신하고 차분해서 신뢰가 간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입에서 “믿습니다” 하는 추임새가 절로 흘러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 김광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