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역사가 오래된 기업일수록 고용창출력이나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장수기업은 도시마케팅 측면에서도 활용가치가 높아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 부산발전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장수기업의 3대 조건, 지역기반+경쟁력+변신’(BDI 포커스 230호)에 따르면 부산에서 지난 1962년 이전 창립돼 50년 이상 계속 운영 중인 기업은 모두 34곳이다.
이들 장수기업의 평균 종사자수는 200명, 연 매출액은 1,420억원으로 조사됐다.
부산지역 기업 전체 평균 종사자수 46명, 연 매출액 246억원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자본금과 자산 규모 면에서도 각각 113억과 1,928억원으로 나타나 부산 기업 평균인 30억원과 404억원보다 훨씬 컸다.
장수기업의 사업장 위치는 사하구(7곳)와 중구(6곳)가 많았고 사상구, 동구가 뒤를 이어 원도심에 주로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의 경우 섬유화학과 철강, 운송업이 5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임대업과 식품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15곳,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2곳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장수기업을 지역기반(Community), 경쟁력(Competitiveness), 변신(Change)의 관점에서 분석하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을 통한 변화에 대한 대응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부산에서 출발한 기업이 성장 후 생산공장이나 본사 등을 역외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LG화학(1947년)·CJ제일제당(1953년)·LG전자(1958년) 등이 부산에서 출발해 성장 후 이전했다.
이와 함께 장수기업 중 내수 중심의 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성장이 둔화된 기업도 많았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장수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를 발굴하고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원 방안으로는 ▦향토기업 지정 육성 제도 확대 ▦장수기업 물품의 지자체 구매 확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R&D 지원 ▦고용 및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을 제안했다.
특히 보고서는 장수기업을 활용, 도시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장수기업의 창업자 및 기업과 관련된 스토리를 개발해 도시마케팅에 활용하거나 오래된 회사나 가게를 이야기가 있는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여기에다 원도심을 재개발할 때 근대 산업자원을 기반으로 문화보존형 도시개발계획을 추진하거나 스포츠, 문화행사(축제, 영화제 등), 국제행사 등 유치ㆍ개최 시 부산의 기업 브랜드 홍보 기회를 확대하는 방법도 덧붙였다.
한편 부산의 대표적인 장수기업으로 성창기업지주, 한진중공업, 고려제강그룹, 조광페인트, 천일고속, 오복식품, 화승그룹, 한성기업, 영광도서 등이 꼽혔다.
1958년 국내 최초로 합판을, 1986년에는 국내 최초로 온돌마루판을 개발해 수출했던 성창기업(1916년 창립)이 최고 장수회사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1호 민간 식물원인 부산 금강식물원을 조성했으며, 최근 경남 거제의 1호 유원지가 될 ‘장승포 유원지’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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