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서거 여파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장의 방한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 탑승 예정이었던 대통령 전용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취소 이유였으나 전날 갑작스런 통보에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포스쿨레(50) 독일 헌법재판소장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었다. 이번 방한에는 페르디난트 키르히호프 부소장, 안드레아스 파울루스, 페터 후버, 모니카 헤르만스, 주잔네 배어 재판관이 동행하기로 돼 있었다. 소장을 포함해 총 16명의 재판관 가운데 무려 6명이 방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이들은 10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박한철 헌재 소장을 차례로 예방하고, 11일에는 헌재 대강당에서 '헌법재판소와 의회의 관계'를 주제로 공개 강연도 열 계획이었다. 헌재 관계자는 "포스쿨레 소장의 방한은 한국과 독일의 수교 130주년을 맞아 박 소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양국의 헌재 교류 등에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는 방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포스쿨레 소장은 독일 역대 최연소 헌재 소장으로 2010년 취임했다.
하지만 이들 방한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변수에 결국 취소됐다. 대표단은 당초 요아킴 가우크 독일 대통령의 전용기를 타고 올 예정이었는데, 가우크 대통령이 전용기로 급히 남아공에 조문을 하러 간 것이다. 독일 헌재 측은 9일 오전 이 같은 사정을 전하며 우리 헌재 측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방한은 사실상 취소가 됐다고 보면 된다. 내년에나 다시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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