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할로겐 램프 생산분야 국내 1위, 세계 4위 업체인 바이오라이트㈜는 2010년 경북 김천시의 일반 산업단지에 공장을 세웠다. 이어 올 7월에는 아예 인천에 있던 본사도 김천으로 옮겼다. 2017년까지 김천에 투자할 금액만 총 100억원에 달한다. 바이오라이트 관계자는 "저렴한 토지 분양가, 각종 보조금 지원 등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많았다. 지방 이전 때 발생하는 인력수급 문제에도 김천시가 신경을 많이 써 줬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인구 14만 명의 중소도시 김천에 최근 3년간 신ㆍ증설된 공장은 모두 62곳. 김천시가 기업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편 결과다. 시는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2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전담조직을 설치했고, 6급 이상 공무원 1명이 중소기업 2개 사를 전담해 애로사항 해결을 돕는 '기업사랑 119' 제도를 시행했다. 입주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한국전력과 협의를 통해 통상 5~7년 걸리는 변전소 건립기간도 1년 이내로 단축했다. 취업박람회도 열었고, 매월 1회씩 '잡미팅데이' 행사도 열어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방중소도시가 살 길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김천시는 전국(수도권 제외)에서 가장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도시로 꼽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3년 이내 비수도권에 공장을 신ㆍ증설한 제조업체 4,000여개를 대상으로 지자체 투자유치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김천시가 1위(77.0점)를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 2~5위는 강원 속초시(70.8점), 전북 고창군(68.2점), 충북 옥천군 강원 횡성군(이상 66.7점) 등의 순이었으며, 강원 강릉시와 전북 김제시, 충북 제천시, 경북 영주시, 경북 안동시 등도 10위권에 들었다.
이들 상위권 지자체 10곳의 공통점은 모든 투자관련 행정절차를 한군데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One-Sop) 지원 서비스와 관내 입주기업 판로지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방이전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에 지자체가 적극 나설수록 투자유치 실적도 좋아졌다는 뜻이다.
2위를 차지한 속초시는 지역특성을 살린 '해양수산특화단지'를 조성, 공장 31개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입주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상수도요금을 1톤당 740원에서 470원으로 낮춰주기도 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재정자립도가 평균 18.5%에 불과하다는 점. 비수도권 지자체 전체 평균(45.5%)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셈인데,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기업유치에 더욱 활발하게 나선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절실한 지자체일 수록 자세를 낮춰 결국 많은 기업을 유치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수도권 지자체의 투자유치 서비스에 대한 전체 만족도는 58.5점 수준에 불과했다. 2011년(56점)와 지난해(56.3점)와 비교해 계속 증가세에 있긴 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선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측면이 많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사업장 위치 선정과 관련해 ▲저렴한 용지가격(45.8%) ▲협력기업 집적(35.2%) ▲물류여건(22.3%)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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