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임용시험 출제 교수, 제자들에 문제 유출" 의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용시험 출제 교수, 제자들에 문제 유출" 의혹

입력
2013.12.09 18:38
0 0

중학교 체육교사 임용시험 출제위원인 대학 교수가 문제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교수가 낸 문제는 4개 문항, 총 11점으로 체육전공 전체 문항 배점(80점)의 14%를 차지해 응시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육평가원은 7일 치러진 2014학년도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이하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체육 과목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경상대 체육교육과 H 교수가 문제를 유출했다는 이의신청을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H 교수는 2012년부터 한국연구재단 책임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H 교수는 지난달 17일 출제본부 입소 전 친한 제자, 동료 교수 등에게 "나이가 많아 올해가 마지막 출제가 될 것 같으니 정보를 풀고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H 교수의 동료 교수는 시험 나흘 전인 3일 경상대에서 체육교육과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열었다. 특강은 H 교수가 출제를 맡은 체육사, 체육철학이었다.

H 교수가 출제한 문항은 중등교사 임용시험 체육 2교시(전공A) 문제 중 기입형 4~6번(각 2점)과 서술형 4번(5점) 등 총 4개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기입형 5번 문제. 제시된 지문이 '토마스가 제시한 스포츠 참가의 5단계 중 몇 단계에 속하는지'를 물은 것인데, 이는 절판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H 교수의 저서에 나온 내용이다. 이 내용이 경상대 특강 자료에는 나와 있었으며, 특강을 한 교수도 출제 예상문제로 짚어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용시험은 0.1점으로 당락이 갈리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데, 무려 11점에 달하는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과목 응시생들은 발칵 뒤집혔다. 응시생 A씨는 "토마스 참가는 시중의 어느 책에서도, 임용 문제가 공개된 2002년도 이후 기출문제나 제시문에서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라며 분개했다. 수험생 B씨는 "H 교수가 출제한 모든 문제가 2시간여 진행된 경상대 특강 자료에 모두 들어 있다"며 "특강 자료를 본 특정 학생들에게만 11점을 얹어 준 부정행위"라고 지적했다.

해당 자료는 특강을 들은 경상대 학생들뿐 아니라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일부 강사들에게도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생 등에 따르면 몇몇 강사들이 이 자료를 일부 친한 수강생들에게 뿌렸다.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일부 강사들이 출제위원이 소속된 대학의 수험생들과 고급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아 왔다.

한국일보는 이날 H 교수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수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H교수는 해당 자료가 2008년부터 만들어 사용해온 것으로 이번 임용시험과는 무관하다고 주변에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대는 "교육평가원의 조사 결과가 나온 뒤 H 교수에 대한 조치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H 교수도 그 이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육평가원은 이날 "응시생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빠른 시일 안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