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에서 대부분의 팀들은 주공격수인 외국인 선수의 활용을 극대화한다. 디펜딩 챔피언인 삼성화재의 공격을 이끌어 주는 것은 주포 레오다. 대한항공 마이클, 현대캐피탈 아가메즈, LIG손해보험 에드가 등도 팀 내 점유율은 50%를 상회한다. 흔히 말하는 ‘몰빵 배구’가 대세인 프로배구에서 벌떼 공격을 앞세운 한국전력의 ‘토털 배구’가 시선을 끌고 있다.
한전은 외국인 선수 밀로스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전광인-서재덕-박성률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와 하경민, 방신봉 등 센터 라인이 힘을 보태주면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3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둔 데 이어 7일 우승후보 현대캐피탈과의 홈 경기에서 3-2로 꺾었다. 4승6패(승점 11)가 된 한전은 순위를 5위까지 끌어 올렸다.
한국전력 토털 배구의 중심은 세터 김정석이다. 대학배구에서 2부 리그로 분류되는 조선대를 졸업한 김정석은 수련선수로 2011~12시즌에 한전 유니폼을 입은 무명이다. 김정석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명성을 떨쳤던 신 감독의 조련을 받으면서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았던 양준식, 베테랑 김영래를 제치고 주전 세터로 발돋음한 김정석은 고른 볼 배분으로 공격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 주고 있다.
신 감독은 “공격을 고르게 하다 보니 상대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면서 “김정석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는데 2단 토스의 정확성만 보완한다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오른 발목 부상으로 2경기 결장했던 밀로스는 오는 14일 러시앤캐시전부터 정상적으로 출전한다. 신 감독은 “국내 선수들로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밀로스가 조금만 도와주면 팀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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