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9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라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정책금융공사가 10월부터 두 달간 대기업 674개사 등 3,000여 기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기업의 설비투자 실적(잠정)은 지난해와 비슷한 131조1,000억원에 그쳤다. 연초 목표치(139조9,000억원)보다 6.3% 줄어든 수치다. 대기업이 연초 예상 투자 규모(115조3,000억원)보다 6.5%를 줄인데다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 4.2%, 9.0%씩 축소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공사는 "잠정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확정 실적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적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 기업들의 설비투자 전망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밝힌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은 136조2,000억원. 올해 실적과 비교하면 5조원 정도 늘어나지만 올해 목표치와 비교해서는 2.7% 줄어든 수치다.
대기업의 경우 내년 설비투자에 113조8,000억원을 투입해 올해 실적보다 5.6%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투자 예상 규모는 각각 16조2,000억원과 6조1,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가뜩이나 줄어든 올해 실적보다도 각각 2.7%, 7.1%씩 더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2011년 8조8,000억원, 2012년 8조2,000억원, 올해 6조6,000억원에 이어 내년까지 감소하는 것이어서 중소기업의 생산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투자 확대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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