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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돈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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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돈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 늘었다

입력
2013.12.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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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보상비율이 100%에도 미치지 못해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상태’에 가까운 기업의 비중이 2010년 상반기 32.0%에서 올해 상반기 37.9%로 늘었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이자 부담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로 기업의 재무상태를 반영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은 2009년 상반기 292.8%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상반기 425.8%로 회복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LG화학 등 상위 5개사를 빼고 보면 이자보상비율은 265.1%에서 245.0%로 오히려 낮아졌다.

최석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37.9%에서 40.0%로 약 30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재무상태가 부실한 600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도 급등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빚으로 연명해 ‘좀비 기업’에 가까운 최하위 기업들은 부채가 자본의 3배에 달했다.

국내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중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279.2%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35.7%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총부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상태가 위험한 기업이다.

2011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한 이들 300개 ‘재무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 6월 말의 259.3%보다 더욱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이 9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과 달리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천정부지로 오른 셈이다.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사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역시 부채비율이 높은 편인 차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도 올해 6월 말 127.4%로 2009년 6월 말의 129.0% 이후 가장 높아졌다.

최석원 책임연구원은 “기업의 재무구조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졌다”며 “취약 업종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약 업종은 건설ㆍ조선ㆍ해운 등 산업재와 철강ㆍ비철 등 소재 관련 업종이다.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 기업 가운데 209개(69.7%)가 이들 두 업종이다. 실제로 STX와 쌍용건설에 이어 위기설이 물 위로 올라온 동부, 한진, 현대 등 재계 상위권 대기업의 주력 사업이 모두 이들 산업재와 소재 관련 업종이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의 더딘 회복세와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 등 거시경제 측면의 환경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정용운기자

한국스포츠 정용운기자 sadzo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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