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청와대 접견과 오찬에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입장을 밝혔고, 미 측도 이를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접견 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설명과 한국측의 노력을 평가(appreciate)했다"며 "양측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 상공을 포함하는 우리 정부의 KADIZ 확대 방안에 대해 미국이 '긴밀 협의'를 전제로 양해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오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해 KADIZ 확대 방안을 확정 짓고 8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부통령은 아울러 이 자리에서 미국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재균형 정책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건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계속 말해왔다"며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가 중국에 밀착하는 것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양국간 장애요소가 조속히 해결돼 원만한 관계의 진전을 이뤄달라"라는 바이든 부통령의 의견에 대해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관계가 구축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양 국민이 복지는 물론 역내 평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이와 함께 한미동맹의 포괄적 심화 발전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원자력협력협정 개정과 방위비분담,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간 주요현안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건설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평가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미 연합방위력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함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또 우리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관심 표명'을 한 것을 환영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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