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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파일에 담긴 사설 정보지… 토막 글로 도는 증권가 찌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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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파일에 담긴 사설 정보지… 토막 글로 도는 증권가 찌라시

입력
2013.12.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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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정보지새 정보보단 트렌드 정리… 일주일에 2, 3차례 발간月 구독료는 개인 50만원선● 증권가 찌라시연예인 사생활 등 거의 선정적… 출처도 없고 형식은 제각각대개 정보로서의 가치는 제로

찌라시에는 특유의 문체가 있다. 대개 '~라는 전언' '~라고 알려짐' 등 명사형으로 문장을 맺는다. '전하고 알리는' 주체를 밝히는 예는 물론 드물다. 하지만 찌라시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흔히 찌라시라고 일컫는 문건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표지와 목차를 갖춘 보고서 형태의 '사설 정보지'와 일정한 양식 없이 토막 글 형태로 도는 '증권가 찌라시'다. 출판 등록을 하고 내는 사설 정보지는 새로운 정보가 별로 없고, 인터넷이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떠도는 증권가 찌라시는 자극적인 내용이 많지만 믿을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

새로운 정보 드문 사설 정보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로 유통되는 보고서 형태의 정보지는 3,4종이 있다. NEO뉴스 CEO리포트 종합경영보고서 등이 대표적이다. 일주일에 2,3차례 발간되는 이들 정보지는 유료다. 가격은 대개 비슷한데, 개인은 월 50만원, 법인은 월 100만원 선이다. 내용은 어떨까.

NEO뉴스 표지에는 '본 정보는 외부 유출시 명예훼손을 야기할 수도 있는 대외비 내용입니다'라는 문구가 써 있다. CEO리포트에도 '시중정보지 내용은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붙어 있다. 종합경영보고서 파일을 열려면 여섯 자리의 비밀번호를 넣어야 한다. 은밀한 정보가 있을 것 같은 이런 암시와는 달리, 정작 특별한 내용이 없다. 20~30쪽 분량의 정보지는 정ㆍ재계 소식을 주로 다룬다.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신문 인터넷매체 등에 나온 내용이고, 중복되는 것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20일쯤 나온 정보지들은 공통적으로 '국민은행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 검찰 고발 전망' '대법원 통상임금 선고 전망' 'LIG손해보험 인수 후보' 등을 다루고 있다. 보도가 안 된 정보지 내용은 '○○당 전략 시나리오''××팀 개각설에 분위기 흉흉' 등 추측이나 뒷얘기를 다룬 것이 많다. 또 '○○○ 사의 둘러싸고 설왕설래' '××회장 내년 3월 퇴진설' 등 인물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도 특징. NEO뉴스 관계자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기보다 최신 트렌드를 정리해준다는 취지"라며 "꼭 알아야 할 정보를 간추려 짧은 시간에 보기 편하게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경영보고서 관계자는 "한국 사회는 인맥 사회이기 때문에 리더는 다른 리더의 소식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인물 정보를 많이 다룬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간의 선입관과는 달리 연예인 등의 사생활을 다룬 내용은 거의 없었다. 지난달에 나온 사설 정보지 4종 18개 중 연예인과 관련된 내용은 단 두 건이었는데, 검찰의 도박 연예인 수사 배경과 스포츠 스타의 광고료 평가였다. 한 정보지 관계자는"우리는 정기간행물 등록업체이기 때문에 사정기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확인 안 된 사실은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사설정보지에는 정기간행물 등록번호가 적혀 있다. 제보 전화번호가 기재된 것도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한 일간지가 제작에 참여한다고 안내하는 것도 있다.

사설 정보지의 유료 부수는 20~80부 정도 되는데, 구독자 대부분은 기업이다. 하지만 이메일 등을 통해 실제로 유통되는 양은 유료 부수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기업체 임원은 "정보의 가치를 떠나서 여론을 주도하는 층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떠도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설 정보지를 본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소문 퍼트리는'받은 글'

반면 증권가 찌라시는 여러 모로 사설 정보지와 다르다. 우선 연예인 사생활 등 선정적인 내용이 많다. '마성의 A양, B군 뿐 아니라 C, D군 동시에 만나 충격' 식이다. 실명도 공개된다. 최근 유포된 찌라시 두 곳에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 톱스타 A씨 검찰 조사'라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A씨의 이름은 각각 달랐다. 증권가 찌라시는 보도가 안 된 내용을 주로 다룬다. 지난달 LG전자 헬기 추락사건 직후에는 행선지 등을 둘러싼 음모론이 실리기도 했다.

물론 믿을 만한 근거도 출처도 없다. 형식도 제각각이다. 토막 글로 돌기 때문에 표지나 순서가 없고 표기도 일관성이 없다. 당연히 작성자를 추측할 만한 단서도 없다. 증권가 찌라시의 공통점은'받은 글'이라는 표현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처럼, 토막 찌라시를 본 적이 있다고 밝힌 증권사 국회 정부기관 언론사 관계자들은 모두 "메신저로 아는 사람에게 받았다"고 말했다.

언론사 사내 정보보고나 기업 내부정보가 유출돼 찌라시 형태로 유통되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금융권에서 10년 넘게 정보업무를 담당해온 한 인사는 "하지만 고급 정보가 나도는 일은 드물다. 활자화 돼 돌아다니는 정보는 더 이상 ㅊ막關??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증권가 찌라시는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뜨리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업계에 스타와 갓 결별한 매니저를 만나라는 말이 있다. 감정이 좋을 리가 없기 때문에 험담도 들을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농담 식으로 주고받는 거라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얘기가 찌라시로 나돌곤 한다"고 말했다. 또 한 국회의원 보좌진은 "일정한 형식이 없는 찌라시를 받아 보면 나도 한두 줄 붙여서 전송해도 되겠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이런 글들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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