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질문 폭탄'은 부모를 때때로 지치게 한다. 하지만 이 질문이 나오는 순간, 아마도 십중팔구 그 부모의 마음은 뭉클해질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알까요?"
이 질문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은 린 판덴베르흐 글ㆍ카티예 페르메이레 그림의 이 벨기에 그림책은 일단 퍽 아름답다. 그림은 명화를 보는 듯 깊고 우아하며, 글은 시를 읽는 듯 감각적이고 함축적이다.
사랑의 느낌이 궁금한 코끼리의 질문에 돌멩이, 나무, 바다, 북극곰, 할머니, 여자아이 등이 내놓는 답은 사랑의 다채로운 면면을 보여준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질 때" "기운 빠진 친구의 등을 살짝 밀어주고 싶을 때" "햇볕을 양보해주고 싶을 때" "얼굴이 빨개질 때" "친구의 외투 주머니에 내가 쓴 시를 몰래 넣어주고 싶을 때" 우리는 '이게 사랑이구나' 느낀다. 사랑은 추상이 아니다. 구체로, 바로 여기에 있다. 지명숙 옮김. 고래이야기ㆍ26쪽ㆍ1만3,000원.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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