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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미 "음악 통해 이민자들에게 힘과 용기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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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미 "음악 통해 이민자들에게 힘과 용기 주고 싶어요"

입력
2013.12.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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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엑스 팩터'에서 우승한 한국계 이민자 임다미(25)씨의 데뷔 앨범 '다미 임'이 호주와 국내에 발매됐다. '엑스 팩터' 결승에서 불렀던 신곡 '얼라이브'를 비롯해 U2의 '원', 사이먼 앤 가펑클의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 마일리 사이러스의 '레킹 볼', 휘트니 휴스턴의 '세이빙 올 마이 러브 포 유' 등 11곡이 담겼다. 시원스런 고음과 능란한 강약 조절, 유연한 감정 표현이 신인답지 않다.

임씨는 지난 10월 말 열린 '엑스 팩터' 최종 결승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5번째 우승자이자 아시아계 이민자로서 첫 우승자가 된 것이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 그가 뭔가를 해낼 거라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심사위원인 그룹 보이존 출신의 로넌 키팅은 고개를 젓기까지 했다. 노래도 음역이 높기로 유명한 머라이어 캐리의 '히어로'라니. 그러나 의심은 곧 탄성으로 바뀌었다. 임씨의 가창력에 심사위원들은 마침내 기립 박수로 환호했다.

앨범 발매에 맞춰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많은 참가자들 중 내가 우승자가 돼 놀라웠고 책임감과 부담도 느꼈다"고 했다.

아홉 살에 엄마, 남동생과 함께 호주로 이주한 그는 이민 초기에 언어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니 친구들이 저를 바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학교에서 피아노를 치게 됐는데 그때부터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저를 다르게 보기 시작하더군요. 음악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피아노를 더 연습해서 음대까지 가게 됐죠."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은 임씨는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가스펠 가수로 활동했지만 정작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K팝이다. '엑스 팩터' 첫 방송에서도 "K팝 가수처럼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중학생 때는 보아를 좋아해 늘 따라 부르며 방에서 녹음하며 남몰래 연습했다고 한다. "처음 좋아하게 된 가수는 주주클럽이었고 호주에 와선 보아와 핑클에 푹 빠져 지냈죠. 지금은 김동률과 이적, 윤하를 좋아해요."

대학에서 재즈 보컬을 전공한 뒤 그는 피아노와 보컬 강사로 활동했다. 2011, 2012년엔 한국과 호주에서 CCM(대중음악 형식의 기독교 음악) 앨범을 내기도 했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한 건 호주에서 가수 활동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결혼한 지 몇 달 안 돼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지원했죠."

그는 방송 출연 당시 주어지는 곡들이 "대부분 모르는 곡이어서 짧은 시간에 외워 부르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해 탈락 위기까지 겪었지만 다른 참가자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며 우승에 이르렀다.

임씨는 음악을 통해 힘을 주고 용기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승한 일이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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