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태어난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당대 영미 지식인 사회를 풍미한 칼럼니스트이자 타고난 비평가였다. 20세에 영국의 좌파 성향 정치주간지 뉴 스테이츠먼(New Statesman)에 서평을 쓰면서 기고 활동을 시작해 숱한 기고문과 저서, 방송 출연으로 끊임없이 화제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배너티 페어, 애틀랜틱, 슬레이트, 타임스 문학판, 네이션, 월드 어페어스, 프리 인쿼리 등 여러 간행물에 칼럼과 도서 비평 등을 기고했으며 편집자로도 활약했다.
뉴 스테이츠먼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한 것이 말해주듯 그는 한때 트로츠키주의자로 분류되는 좌파 지식인이었다. 하지만 담배와 술을 즐긴 나머지 2011년 비평가로는 한창 나이인 62세에 식도암으로 세상을 떠날 무렵 그는 우파가 되어 있었다. 전향에 말뚝을 박은 것은 9ㆍ11이었다. 그는 테러리즘을 증오했고 오사마 빈 라덴을 "다소 길을 잘못 접어든 반제국주의자"로 미화하는 좌파를 용납하지 않았다.
종교에 대한 인상적인 비판을 담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를 비롯해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을 전범 취급한 , 마더 테레사를 비판한 등을 썼다. 모두가 성녀로 추앙하는 테레사 수녀를 비판한 데서도 드러나듯 그의 이념이 무엇이었나보다 그의 비판에는 성역이 없었다는 대목이 더 중요한 것 같다.이밖에 토머스 제퍼슨, 토머스 페인, 조지 오웰 전기를 포함해 여러 권의 에세이, 비평, 르포 선집이 있다. 식도암 투병 중 출간된 회고록 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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