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과학기술에 힘입어 탄생한 매체다. 태생이 그래서일까. 스크린엔 유난히 과학과 기술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이 투사된다. 대중도 과학과 기술을 바탕에 깐 영화에 열광하곤 한다. 영화와 과학기술의 관계를 다룬 책들이 쏟아지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책들의 대부분은 영화 속에 담긴 과학기술의 이미지를 분석하거나 과학자의 시선으로 영화 속 과학적 개념이 제대로 적용됐는지를 검증하려 한다.
반면 기술사를 공부한 저자는 '과학기술이 밟아온 길과 그것의 현재 모습'을 영화를 이해하는 매개로 삼으려 한다. '미래소년 코난'과 '매트릭스' 시리즈 등 30편의 영화를 분석해 20세기 과학기술의 족적을 되짚으려 한다. 거대한 개미가 등장하는 1950년대 영화 '뎀!'을 통해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읽으려 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왕립우주군'에서는 냉전시대 우주개발에 얽힌 역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사이언스북스ㆍ240쪽ㆍ1만5,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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