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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타계 1918~2013] "흑백 공존 시대 연 위대한 통합자 잃었다" 슬픔에 젖은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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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타계 1918~2013] "흑백 공존 시대 연 위대한 통합자 잃었다" 슬픔에 젖은 지구촌

입력
2013.12.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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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넬슨 만델라의 삶에서 영감을 받은 무수한 사람 중 하나다. 그의 연설과 글을 공부하며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 인종분리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내 정치적 행동은 시작됐다. 만델라가 감옥에서 풀려난 날 나는 공포 대신 희망을 따라 살아온 이들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실감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5일 애도 성명)

우리 시대의 위대한 정치 지도자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에 세계가 추모의 물결에 휩싸였다. 27년 간의 감옥살이를 포함한 불굴의 투쟁 끝에 20세기 인류 최악의 야만 중 하나였던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시키고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에 올라 인종갈등으로 분열된 나라에 민주주의와 화해의 초석을 놓은 영웅의 죽음은 지구촌에 깊은 상실감을 안겼다.

국부(國父)를 잃은 남아공의 슬픔은 비할 데가 없어 보인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5일 밤 "우리 나라는 가장 위대한 아들을 잃었다"며 만델라의 부고를 알린 직후 그가 운명한 요하네스버그 자택 앞에는 어둔 밤을 뚫고 달려온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 노래하고 춤추는 전통적 방식으로 애도를 표했다. 만델라가 한때 거주했던 민주화 성지 소웨토, 요하네스버그의 넬슨만델라광장 등에도 추모객이 모여들었다. 넬슨만델라광장에 나온 백인 소냐 포콕(46)은 "만델라가 석방된 이래 그의 길을 따라왔다"며 "만델라는 내 할아버지"라고 말했다. 아파르트헤이트 백인 정권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1993년 만델라와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던 F W 데 클레르크는 "만델라는 화해라는 큰 유산을 남긴 위대한 통합자"라며 고인을 기렸다.

국제사회의 지도자들도 앞다퉈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만델라를 "정의로운 거인"으로 칭하며 "인류의 존엄, 평등, 자유를 위한 그의 투쟁은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 시대의 위대한 빛이 졌다"고 추모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으로 남아공과 세계 역사를 만든 우상"이라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인류 발전에 기여한 큰 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유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친애하는 친구이자 용기, 원칙, 고결함의 상징이던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영국 왕세손 부부는 만델라 전기 영화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의 런던 시사회에 참석했다가 부고를 듣고 2분 간 묵념했다. 만델라 역을 맡은 영국 배우 이드리 엘바와 관객들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주마 대통령은 만델라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1994년 남아공 흑인정부 출범 이후 첫 국장으로, 간소한 장례를 원했던 고인의 생전 바람과는 거리가 있다. BBC방송은 남아공 정부가 다음주를 국가 공식 애도기간으로 정해 9일 스웨토에서 추모예배를 거행하고 14일 만델라의 고향이자 장지인 쿠누에서 장례식을 치를 계획이라고 전했다. 만델라의 시신은 장례식에 앞서 사흘 동안 프리토리아 빈소의 유리관에 안치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백악관이 오바마의 장례식 참석 계획을 밝히는 등 세계적 명사들이 만델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것으로 보인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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