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내전으로 이슬람계 반군이 정권을 장악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서 5일(현지시간) 프랑수아 보지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독교계 민병대가 공격을 가해 최소 100명이 숨졌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곳에 주둔한 아프리카다국적군과 프랑스군에 일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이날 승인함에 따라 전선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방기 북부를 비롯해 공항 부근 등에서 교전이 잇따라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이날 충돌로 최소 10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최소 80명이 사망했으며 수도의 여러 병원에 시신이 수습돼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군은 치안 유지를 위해 현지에 파견된 600여명의 프랑스 군인 중 250명을 방기에 긴급 배치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방기에서 아직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유엔 안보리가 3월 이래 무정부 상태 직전 상황에 있는 중앙아프리카에 수천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이날 중 채택하려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프랑스는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하면 현재 주둔 중인 병력을 포함해 총 1,200명을 중앙아프리카에 추가 파병해 질서 회복을 도울 예정이다. 안보리는 먼저 이날 회의에서 중앙아프리카에 파견된 아프리카 다국적군과 프랑스군이 일반인 보호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안보리는 또 평화유지군 파견을 준비하도록 유엔에 요청했다.
중앙아프리카는 주로 이슬람계인 셀레카반군이 3월 방기에 진입해 보지제 대통령 정부를 붕괴시켰으나 전국적으로 장악력을 공고히 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보지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독교계 주민들이 민병대를 꾸려 셀레카반군에 대항하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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