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1인당 결혼비용이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나는 걸로 나타났다. 최소비용은 334만 원인데 반해 최고비용은 그 100배인 3억 3천650만 원에 이르렀다. 예물은 최소 50만 원에서 최고 8,500만 원으로 170배 차이가 났고 특히 피로연비는 최소비용과 최고비용의 차이가 무려 186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결혼 비용이 천차만별인 것은 결혼 관련 상품이 다양해지고 관련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결혼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한 데 기인한다. 이렇다 보니 결혼에 대한 선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견적을 가이드 해주는 웨딩플래너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일로에 있다. 웨딩컨설팅기업 ㈜웨딩앤아이엔씨의 권동숙 부장을 만나 보다 경제적인 결혼을 준비하기 위한 조언을 구해 봤다.
늦은 나이에 웨딩플래너라는 세계에 발을 딛다
웨딩플래너를 시작하기 전에는 대학병원 앞 약국에서 근무했었죠. 루틴한 삶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무미건조함에 지루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투병 중이던 젊은 엄마가 끝내 숨을 거두는 것을 보며 인생무상에 빠져들었죠. 언제 떠나야 할지도 모를 지금의 삶, 이제라도 내가 즐겁게 올인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에 친구의 권유로 웨딩플래너를 시작하게 됐어요.
낯설지만 새롭고 힘들지만 재미 있는 일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게 바로 내 적성이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내 모습에 적잖이 놀랐어요. 늘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기에 꼼꼼함과 철두철미함을 요구하는 이 일에 쉽게 몰두할 수 있었고요. 아들딸 같은 젊은 나이의 신랑신부들에게 본인의 결혼 경험을 들려주는 것은 물론 그들을 대신해 불편사항을 조목조목 해결해주는 것도 재미 있었고요.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4~5년 전 한강 인근의 모 예식장에서 예정된 결혼식이었는데 때늦은 태풍 때문에 결혼식 날 아침, 한강변에 위치한 주차장이 갑자기 물에 잠기게 되었죠. 친지를 태운 버스가 서울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장 측이 예식 진행의 어려움을 표하자 신랑신부는 사색이 되어 제 손을 꼭 붙들더라고요. 부랴부랴 주변 예식장을 알아보러 동분서주. 천만다행으로 늦지 않게 섭외에 성공했어요. 무사히 식을 마치고 나올 때에야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다는 걸 알아차렸죠.
합리적 젊은 세대로 웨딩컨설팅 시장 활발
앞으로도 결혼적령기에 이른 남녀가 시간적,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은 심화될 것으로 예측돼요. 그만큼 결혼 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는 웨딩컨설팅업체를 통해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비용을 추구하는 이들도 늘어날 것이고요. 몸담고 있는 ㈜웨딩앤아이엔씨만 해도 2011년, 2012년 2년 연속 국내 최다 건수인 약 7,500쌍의 결혼식을 진행했고 올해는 약 8,500쌍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국내에서 가장 큰 웨딩박람회도 주관하고 있는데 연 관람객 수가 10만 명에 이른답니다.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내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은 단언컨대 가족이에요. 좋은 일에 기뻐해주고 힘든 일을 거들어주는 남편과 두 딸이야말로 최고의 자산이죠. 가끔 도심을 벗어나 시야가 탁 트인 교외를 달리며 심신의 힐링을 누리기도 하지만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한 끼의 식사, 반나절의 산책에는 비기지 못하겠더라고요. 이러한 가족을 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결혼 아니겠어요? 가족이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 의미인지 절실히 알기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의 첫 출발, 결혼을 진행하는 일이 더욱 천직처럼 느껴집니다. 포춘코리아 온라인팀 안재후 기자 anjaeh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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