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불거진 이후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김원홍(사진) 국가안전보위부장이다. 그는 노동당 내 장성택 사단의 숙청을 진두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보위부장에 대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임은 숙청을 전후한 행적을 보면 잘 드러난다. 국정원이 장성택 측근의 공개 처형 시점으로 밝힌 11월 하순에 김 제1위원장은 몇 가지 공개활동을 했는데, 그 때마다 김 보위부장이 거론됐다. 그는 지난달 20일 열린 인민군 제2차 보위일꾼대회 주석단에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나란히 주석단에 자리했고, 29일엔 량강도 삼지연학생소년 궁전 및 백두산지구 체육촌 방문에 동행했다. 당시 북한 매체에 김 보위부장이 가장 먼저 호명되기도 했다.
사실 그는 김 제1위원장이 집권하면서 부상한 신진 세력으로 보긴 어렵다. 1945년생인 김 보위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군 대장과 당 중앙위원회ㆍ군사위원회 위원 직위를 갖고 있을 만큼 꽤 비중 있는 인사였다. 그는 김 제1위원장 집권 2년간 리영호 군 총참모장, 우동측 보위부 제1부부장 등 파워엘리트들이 낙마하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지켰다.
그 배경은 김 보위부장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2003~2010년 인민군 보위사령관(우리의 기무사령관)을 지냈다. 오랫동안 정보업무에 종사하면서 보위기관 장악을 통해 후계 수업을 시작한 김 제1위원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 2월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임명된 뒤에는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자주 수행하기도 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원홍은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윤정린 호위사령관 등과 함께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제3의 후견세력"이라고 말했다. 혈육(제1 후견세력), 군부(제2 후견세력)에 이어 정권 보위와 정책을 집행하는 핵심 측근이라는 설명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원홍이 최룡해로 대표되는 고위층 자제 그룹에 맞서 보위 기관을 이끌며 김정은식 공포정치를 구현하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