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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뿌리 내주고 부도어음 받아" 민주와 합의 이끈 황우여에 당내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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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뿌리 내주고 부도어음 받아" 민주와 합의 이끈 황우여에 당내 화살

입력
2013.12.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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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여야의 4자회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줄다리기 협상 끝에 민주당을 국회로 복귀시켰지만 "받은 거 없이 너무 주기만 했다"는 불만의 화살이 온통 황 대표에게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목소리 큰 사람이 득세하는 우리 국회에서 협상파의 좁은 입지를 보여 주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는 한참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한기호 최고위원이 "듣기 거북하고 불편하지만 자성차원에서 전한다"며 SNS에 드러난 이른바 ' 애국민심'을 읊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국가안보를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삼으라고 누가 허락했는가""기둥뿌리 내주고 부도어음 받았다"는 등 4자 회담 결과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이어지자 황 대표는 고개를 숙인 채 메모를 했고, 최 원내대표도 쓴 웃음을 지으며 멋쩍어했다.

겉으로는 투 톱을 겨냥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에 대한 불만 여론이 더 크게 들린다. "처음부터 원내와 함께 강경하게 나갔어야 하는데 황 대표가 자꾸 여지를 남기다 보니까 끌려 다니다 특위를 다 내준 거 아니냐. 특검의 불씨도 결국 황 대표가 살려줬다. 차기 국회의장을 노리고 자기 정치에 나선 것(모 최고위원)"이라는 인신공격성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당 바깥의 힐난은 더하다. 황 대표의 지역 사무실에는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홈페이지는 접속이 폭주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게시판에는 "새누리당의 이석기" 등 원색적인 비판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대표실 관계자는 "당 대표로서 무한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협상은 원내 담당이었다"며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서 "그래도 황 대표가 끈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협상 판이 깨지지 않은 거 아니냐"는 동정론도 없지 않지만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황 대표의 입지는 사실상 고립무원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치는 절충을 통해 이익의 조화를 추구하는 장인데, 이래서야 누가 협상파를 자처하겠는가"라고 탄식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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