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사 3년 차 회사원인 이모(30)씨는 송년회식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직장이 강남대로 인근이어서 술자리가 자정을 넘기면 애가 타기 시작한다. 한꺼번에 도로에 몰려 나와 택시를 잡는 게 고역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자정 전후로 택시 자체가 없지만 도로까지 몰려나가 경쟁적으로 택시를 잡는 게 너무나 싫다"고 혀를 찼다. 하지만 올 연말만큼은 이 같은 풍경이 사라질 전망이다.
송년회와 신년회 등 각종 술자리가 몰려있는 연말 강남대로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개인택시조합(이하 개인택시조합)이 이동식 임시 택시승차대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시는 5~6일과 12~13일 오후 11시부터 2시간 동안 택시승차대 줄서기를 시범 실시한 후 단점을 개선해 16일부터 연말까지(주말 제외) 운영할 계획이다. 법인택시는 제외다.
승차대는 이동과 수거가 편리하도록 폴대 형태로 설치된다. 위치는 강남역과 신논현역 중간에 위치한 '지오다노' 건물 앞 도로로 야간에는 눈에 잘 띄도록 야광등도 단다. 우선 시범 기간 동안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 2시간 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개인택시조합 조합원들과 시 공무원 20여명이 계도 활동에 나서며 승차대에서 승객을 태우는 개인택시에게는 체증을 통해 건당 3,000원의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택시요금 인상 후 아이디어를 낸 뒤 시와 한달 간 협의를 거쳐 시행하게 됐다"면서 "인센티브 제공으로 강남에 택시도 늘고 시민들도 위험하게 도로로 나오지 않아도 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3,000원의 인센티브는 전액 개인택시조합에서 부담하며 이를 위해 조합은 조합비 약 1,500만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강남대로의 경우 경기 일대에서 유입되는 광역버스 42개 노선이 몰려 택시승차대가 자칫 교통혼잡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네 차례 시범운영을 통해 혼잡이 일어날 경우 광역버스 노선의 마지막 운행이 끝나는 오후 11시30분부터 운영하는 등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의 2012년 통계를 살펴보면 1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 승차거부 신고건수는 1,325건이지만 12월의 경우 2,125건으로 62% 가량 늘어났다. 시간대 별 승차거부 신고건수도 하루 중 오후 10시~오전 2시가 50% 이상을 차지해 연말 심야시간 대 택시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임이 증명됐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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