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무역의 날' 50회를 맞았다. 올해는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과 함께 사상 최대의 수출 및 무역흑자가 확실시 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1964년 수출 1억 달러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수출의 날'을 제정한 이후 연평균 19.7%씩 꾸준히 수출을 늘려온 결과다. 무역규모는 지난해(1조675억 달러)보다 늘어난 1조780억 달러로 수출(5,600억 달러)과 무역흑자(430억 달러)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제치고 대(對)중국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 등 삼각 파도를 헤쳐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기업과 기업인들의 노고가 컸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마냥 즐기기엔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
수출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순기능, 이른바 '낙수효과'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수출구조도 특정 품목 및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휴대폰과 자동차 등 대기업 중심의 13대 수출 품목이 전체 수출액의 78.9%(10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출의 혜택이 특정 분야와 대기업에게만 돌아갈 수 밖에 없고, 결국 경제의 양극화 심화와 수출의 고용창출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30%를 조금 넘고 있는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을 늘리고,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선진국 기업들의 하청공장 노릇을 하는 영세 수출업체들이 자가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분야와 농수산물분야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수출의 저변확대 및 질적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
현재 우리 경제는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는 어렵고 내수는 가라 앉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확대는 우리 경제를 성장시킬 돌파구이자 '믿을 맨'이다. 무역의 날 반세기를 계기로 민관(民官)이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수출구조의 혁신을 통한 지속성장의 토대를 재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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